[한마당-이강렬] 정치 부나비들

Է:2011-04-2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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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나비(부나비)는 무작정 불을 보면 뛰어드는 습성이 있다. 생물학자들은 나방이 이런 행동을 보이는 것은 본능적으로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광성(走光性)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간도 정도의 차이지만 본능적으로 권력욕을 갖고 있다. 따라서 권력이 가시권에 들어오면 부나비처럼 무작정 달려든다.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 권력을 향해 뛰어들려는 온갖 권력 부나비들이 선회비행을 한다. 여러 직업군 가운데 이런 속성을 극명히 보여주는 두 그룹이 있으니 교수와 언론인들이다. 그래서 정치라는 의미의 폴리틱스(Politics)와 교수의 프로페서(Professor), 언론인의 저널리스트(Journalist)가 합쳐서 신조어 ‘폴리페서(Polifessor)’ ‘폴리널리스트(Polinalist)’가 만들어졌다.

대학 총장은 시대정신을 대변하는 지성의 상징적 존재다. 비록 생활은 가난하지만 세인들로부터 아침이슬 같은 존경을 먹고사는 이들이다. 권력에 맞서 필봉을 휘두르는 언론의 주필, 논설위원, 편집·보도국장들도 대학 교수 못지않게 시대의 지성으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이들은 권력을 얻기 위해 정치권으로, 돈을 보고 기업으로 이동을 해 가고 있다. 박근혜, 손학규 등 유력 대권주자 캠프에는 벌써 폴리페서와 폴리널리스트들이 줄을 섰다는 이야기다. ‘변신은 무죄’라는 광고 카피가 있지만 이들의 변신은 부정적 측면이 훨씬 많다.

옛날부터 선비는 확고한 주관이 있어 고집스러워야 하고, 염치(廉恥)를 중히 여기며, 군자로의 조행(操行)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아첨을 하지 않고 명분을 따져 행동하며 부화뇌동하지 않고 윤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조선 중기 문인인 상촌 신흠 선생은 그의 문집 ‘상촌집’에서 선비의 지조를 이렇게 말했다.

桐千年老恒藏曲(동천년노항장곡: 오동나무는 천년을 묵어도 제 곡조를 간직하고)/梅一生寒不賣香(매일생한불매향: 매화는 평생을 춥게 지내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月到千虧餘本質(월도천휴여본질: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본바탕은 변하지 않고)/柳經百別又新枝(유경백별우신지: 버들가지는 백 번을 꺾여도 새 가지가 돋는다)

매화는 평생을 춥게 지내도 향기를 팔지 않는데 교수와 언론인들은 알량한 권력을 탐해 지조와 염치를 던지고 부나비처럼 권력을 향해 돌진을 한다.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花無十日紅)인 줄 모르고….

이강렬 논설위원 ry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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