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방문 카터 前 美대통령 믿음과 삶… 인권 중시 ‘행동하는 신앙인’
87세 노구를 이끌고 26일 평양을 방문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행동하는 신앙인’의 전형이다. 모태신앙인 그는 평생을 하나님과 동행하며 화평케 하는 역할을 맡아 왔다. 1994년 핵 위기에 북한을 방문, 화해의 물꼬를 튼 것이나 이번 방북 역시 피스메이커로서의 역할을 다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 조지아주의 농촌마을 플레인스에서 태어난 카터는 세 살 때부터 침례교 주일학교에서 성경 구절을 암송했다고 한다. 아홉 살 때는 아버지가 지도하던 성경공부반에 들어갔으며 장성해서는 그 성경공부반을 맡아 10대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는 대통령 선거유세 때도 주일이면 섬기던 교회로 돌아와 교사로 봉사했다. 이를 취재하기 위해 기자들이 모이자 그는 “다음 주일부터는 각자 자기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십시오”라고 충고했다고 한다. 퇴임한 뒤에도 변함없이 교회학교 교사를 하고 있다.
그는 주지사 낙선, 대통령 재선 실패 등 수많은 좌절을 경험했다. 그러나 실패를 경험했을 때 신앙은 그를 지탱한 원동력이었다. 1976년 제39대 미국 대통령이 된 이후 그는 무엇보다도 인권에 큰 관심을 가졌다. 이 때문에 반대에 부닥치기도 했지만 굴하지 않았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들은 이 세상 소외된 사람들의 인권 증진을 위해 애써야 한다는 지론을 가졌다. ‘캠프데이비드 협정’을 성사시켜 중동 평화를 견인했지만 현직에서는 경제 문제, 이란 인질 사태 등에 발목을 잡혀 철저히 실패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았다.
‘행동하는 신앙인’ 카터의 진가는 퇴임 후 더 빛났다. 1994년 1차 핵위기 때 평양을 방문, 북·미 협상의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 2010년엔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다. 민간 자원을 적극 활용한 비영리 기구인 카터재단을 이끌며 선한 사역을 펼치고 있다. 무주택 서민들을 위한 집짓기 활동인 해비타트운동도 카터가 아니었으면 지금처럼 확산되기 어려웠다. 그는 중동 평화를 위한 제네바 협약을 이끌어낸 공로로 2002년 노벨 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카터는 이런 고백도 했다.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계획은 미국 대통령이 아니었다. 미국 대통령의 경험으로 세계를 섬기는 것이었다.” 신앙으로 무장한 카터의 이번 방문이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한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되고 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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