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가계부 썼다… 전남 진도군 83세 조영춘씨

Է:2011-04-24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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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남3녀 자녀들이 입학하면서 교육비가 얼마나 들어가는지 알고 싶어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1957년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54년 동안 가계부를 쓴 80대 할아버지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전남 진도군 의신면 침계리 조영춘(83)씨.

일제 때 초등학교를 졸업한 조씨는 30세부터 매일 본인의 일상과 가계지출 현황을 세입, 세출로 구분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왔다. 세입은 곡물과 특용작물, 가축 수입 등으로 구분하고 세출은 영농비, 가계용품비, 공납금, 차용금 등 세부적으로 나눠 기록했다. 그동안 쓴 가계부만 공책 22권이다.

조씨의 가계부를 보면 생활물가가 크게 올랐음을 실감할 수 있다. 1957년도 300환(30원)이던 쌀 1되(1.8ℓ)는 현재 3800원으로 126배 올랐고 소주 1병(1.8ℓ)은 230환(20원)에서 3550원으로 154배나 올랐다.

조씨는 매년 2월에 1년 전체 수입을 예상하고 수입과 지출을 구분, 예산을 미리 짜고 계획에 맞게 지출해 왔다. 이는 우리나라의 서민과 농촌 생활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기초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당시 교통비와 서민들의 물가 변동은 물론 매일매일 발생하는 마을과 진도군의 소소한 역사, 민속놀이, 각종 증명서, 마을의 구전설화, 농기구 제작법 등도 꼼꼼히 수집해 기록했기 때문에 개인의 기록을 넘어 향토사학적·사료적인 가치도 크다.

조씨는 “넉넉하지 못한 살림이라 절약을 위해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는데 그 이후 헛돈을 쓰지 않았다”며 “가계부를 통해 물가 변동이나 씀씀이에 대해 세부적으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가계부가 서민생활사 연구 등 가치 있는 일에 쓰이면 좋겠다”며 “죽는 날까지 기록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주=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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