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텐진호 피랍 모면] 최영함·링스헬기, K-6 100발·함포 6발 쏘며 접근
해적들이 한진텐진호를 습격했던 2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국토해양부 상황실은 긴박했다.
오전 5시15분쯤 긴급상황 발생을 알리는 선박 보안경보가 요란하게 울렸다. 상황실 내에 빨간불이 켜지며 ‘보안경보 상황이다’라는 멘트가 나왔다. 상황실 근무자는 즉시 국방부 등 관계기관에 상황을 전파하는 한편 사고 선박과 교신을 시도했다. 그러나 당시 가능한 통신 수단은 휴대용 무선 전화기로 통신 가능 범위가 50㎞에 불과했다. 평소 이 선박은 위성 전화기를 쓰지만 선교와 선장 방에만 설치됐기 때문에 대피상황에서는 쓸 수 없었다. 당시 상황실 근무자는 “머리가 쭈뼛 서는 상황이었다”고 표현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해적들의 공격을 받은 한진텐진호의 상황은 위급했다. 박상운(47) 선장은 조타실 레이더에 해적선으로 추정되는 괴선박이 잡히자 비상버튼을 누르고 방송을 통해 긴급피난처(시타델)로 대피할 것을 지시했다. 선원 전원이 몸을 뺀 직후 해적들의 포성과 기관총 소리가 울렸으며 얼마 뒤 시타델 철문을 부수려는 굉음이 이어졌다. 선원들은 청해부대 대원들이 도착할 때까지 공포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해적들은 한진텐진호에 5시간 정도 머문 것으로 추정된다.
청해부대도 손에 땀을 쥐었다. 최영함과 링스헬기는 경고사격으로 K-6 100발과 함포 6발을 발사하며 다가섰다. 해적들의 매복 공격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아덴만 여명’ 작전 당시에도 대원 3명이 부상하는 등 해적들의 강력한 저항을 경험한 터였다. 오후 4시40분 현장에 도착한 최영함이 오후 6시33분에 해군특수전여단 대원(UDT)을 투입시킨 이유다. 이붕우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당시 선상에 해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투입 대원들의 안전을 위해 근접 정찰과 경고사격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한진텐진호 납치를 기도한 해적 수를 16명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
이 실장에 따르면 우리 군 요청에 따라 사고해역에 출동한 터키 군함 소속 헬기가 한진텐진호에서 45㎞ 정도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이탈리아 선박 인근에 해적 모선 1척과 자선 2척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어 출동한 최영함의 링스헬기도 모선과 자선을 발견했다. 이탈리아 선박은 한진텐진호가 공격받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16명으로 구성된 해적들에게 납치됐다. 이 실장은 “한진텐진호를 납치하려던 해적들이 여의치 않자 이탈리아 선박으로 목표를 바꾼 것으로 보이지만 같은 해적들이 납치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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