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욱 싸고 미묘한 기류] ‘洪의 반란’ 후폭풍… 한나라 속내가 복잡해졌다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의 ‘반란’을 바라보는 한나라당의 속내가 복잡하다. 서울지역 초선인 홍 의원은 지난 15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에서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의결시 기권해 여당의 의결 강행을 막았다.
“그래도 집권 여당 의원인데…”=당내에서는 “여당 의원으로서 적절한 태도가 아니었다”는 비판론이 적지 않다. 일부에서는 “당에 대한 배신이자 해당 행위로 징계를 해야 한다”는 격한 반응도 나온다. 한·EU FTA 비준안 처리는 정부와 당 지도부가 누차 강조해왔던 중대 사안이고, 그간 야당의 계속된 요구를 받아들여 정부가 피해업계 후속 대책까지 마련했다는 것이다. 한 외통위원은 17일 “집권 여당 의원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사안에 협조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소신과 달랐다면 소위에서 빠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실제로 유기준 법안심사소위원장은 사전에 사·보임(위원 사퇴 후 다른 의원으로 교체)을 권했으나 홍 의원은 거절하고 “야당을 설득해 처리하는 데 협조하겠다”고 밝힌 뒤 회의에 참석했다고 한다. 특히 당 지도부는 이번 사태로 한·EU FTA 비준동의안 자체가 결격 사유가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에 무척 당혹스러워하는 눈치다. 한 원내 당직자는 “홍 의원은 당시 상황을 ‘물리력을 동원한 일방적인 처리라서 반대했다’고 했지만 당시 의사봉을 뺏고 물리력을 행사한 건 야당 의원들 아니었느냐”고 반문했다.
레임덕의 전초인가=홍 의원의 이번 행보가 집권 여당내 레임덕이 왔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를 의식한 일종의 ‘쇼’라는 비아냥거림도 없지 않다.
한 핵심 당직자는 “총선을 앞두고 이런 식의 소영웅주의적인 행태가 계속 나올까 우려스럽다”면서 “당 지도부가 과연 의원들의 ‘각자도생’ 행보를 잘 수습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홍 의원의 소신 행보에 국민들의 격려가 잇따르는 등 일약 스타로 떠오르는 모습이 다른 의원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도 있다는 우려다. 서울의 한 초선 의원은 “지난해 말 예산안 처리 과정 등 그동안 잘못한 일이 너무 많아 수도권, 특히 서울 의원들 사이에서는 한 번만 더 욕먹으면 총선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크다”며 “당선되기 위해서는 당론을 어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소신 행보 힘 받을까=당내 비판론 못지않게 “소신 행보의 취지를 존중해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홍 의원이 속한 한나라당 ‘국회바로세우기모임’은 18일 회동을 갖고, 지지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황영철 의원은 “당의 강행처리를 기권해 반대한 것은 적절한 모습이었다”며 “저 역시도 앞으로 일방 처리에 대해서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모임 소속이자 국회 외통위원장인 남경필 의원 역시 리더십의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 위원장도 그동안 “일방적인 처리는 하지 않겠다”고 공언해 왔기 때문이다. 남 위원장은 “여야 합의를 통해 4월 국회 내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홍 의원은 잇단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이 부담스러웠는지 이날 휴대전화를 꺼뒀다. 대신 트위터에 ‘창틈으로 날아든 벚꽃 잎새’ 사진을 올린 뒤 “꽃은 뿌리깊은 줄기를 떠나기 위해 잎새를 펼친다는 시인의 말이 떠오른다”고 적었다.
김나래 유성열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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