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풍경 ‘교사형’ 막바지 실감 연습… 법치란 이름의 폭력 씁쓸한 범죄의 재구성

Է:2011-04-17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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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풍경 ‘교사형’ 막바지 실감 연습… 법치란 이름의 폭력 씁쓸한 범죄의 재구성

1958년 8월 재일교포 이진우가 일본인 여학생 둘을 살해하고 언론사에 전화로 알린 ‘이진우 사건’으로 일본 열도는 충격에 빠졌다. 범행 당시 그는 18살이었다. 하지만 민족주의에 경도돼 있던 일본은 미성년자인 이진우에게 소년법을 적용하지 않고 사형을 선고한다. 이진우는 22살이 되던 해에 목을 매 죽이는 교사형(絞死刑)에 처해진다.

‘감각의 제국’으로 유명한 오시마 나기사는 10년 뒤 이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교사형’을 발표한다. 이진우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지만 영화는 그때 교사형이 실패해 이진우가 살아있다는 가정에서 시작한다. 자의적으로 법을 적용해서 사형을 내려놓고 사형이 실패하자 다시 사형을 내리려는 일본 관료들의 행동이 90분간 코디미처럼 펼쳐진다. 감독은 이를 통해 국가가 사형을 집행하는 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나아가 사형제도 자체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극단 풍경이 서울 동숭동 정보소극장에서 28일부터 5월 22일까지 공연하는 연극 ‘교사형’은 이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14일 서울 삼선동에 있는 극단 풍경의 연습실을 찾았다. 지하 1층 연습실은 따사로운 봄기운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음울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었다. 배우들은 주인공 R(강동수)이 교사형에 처해지는 첫 장면을 연습하고 있었다.

“제껴” 검사(양종민)의 호명에 “덜컹” 소리가 나면서 밧줄이 R의 목을 감쌌다. R의 시신을 바닥에 눕힌 교도소장(하지웅), 교육부장(이경섭) 등 교도소 간부들은 R의 가슴이 뛰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다시 깨어난 R은 형 집행 쇼크로 기억상실증에 걸려 자기가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 자기가 누구인지도 기억하지 못했다. 자기 죄도 모르는 자에게 사형을 집행할 수는 없는 상황. 그러자 교도소장과 검사, 의무관 등은 R의 기억을 되살리려고 안간힘을 쓴다. 교도소장 등 교도소 관계자들은 R이 여자를 성폭행하고 죽이고 묻는 끔찍한 장면을 재연하는 상황극까지 펼치며 R을 몰아부친다.

윤복인 연출은 “미성년자에게 사형을 선고해 사형을 집행하고는 그가 살아나자 어떻게든 사형시키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일본 관료들의 모습은 그 자체가 코미디”라면서 “이 연극을 통해 국가가 법치라는 이름으로 개인에게 과잉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아닌지를 묻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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