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거나 떠내려갈 우려가 있다며 보강공사를 마친 구제역 가축 매몰지에서 침출수 유출 의심사례가 확인됐다. 우기를 앞두고 매몰지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13일 시민환경연구소 김정수 부소장은 “정부기관의 보강공사가 이런 식이라면 결국 다시 파서 사체를 옮겨 묻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김 소장에 따르면 경기도 안성시는 지난달 1억4300만원을 들여 보강공사를 벌였다. 하지만 공사 종료 후 보름 만에 침출수가 흘러나와 인근 하천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게 김 부소장의 지적이다.
이 매몰지는 안성시가 지난달 1일부터 28일까지 총면적 450㎡ 둘레를 콘크리트 옹벽으로 감쌌지만 하부를 조경석으로 마무리해 옹벽 아랫부분에서 침출수 유출이 의심되고 있다. 하천 인근 30m 이내에는 매몰지를 설치할 수 없도록 한 지침을 어겼을 뿐더러 유실 우려가 지적돼 보강공사를 벌인 곳이다.
김 부소장은 “붕괴 우려가 있는 주변만 보강할 게 아니라 근본적인 침출수 유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환경단체 활동가는 “전국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매몰지에서 침출수를 뽑아낼 생각만 하고 있다”며 “(매몰지) 아래로 흐르는 침출수 대책이 전혀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안성시는 침출수 유출을 부인했다. 안성시 동물방역계 이광수 매몰지관리팀장은 “12일 민관 합동조사팀이 침출수로 보이는 물질과 하천수를 채취해 관내 농업기술센터와 농협중앙회 축산기술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했다”며 “아직 정확한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침출수는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구제역 매몰지 침출수 유출은 전국적으로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7일 경기도 이천시 모전리의 돼지 매몰지 인근 지하수에서 악취와 함께 발견된 동물성 기름은 침출수로 인한 오염이라는 사실이 원자력연구원에 의해 최초로 확인됐다. 같은 달 24일 돼지 8869마리를 매몰한 충북 진천군 도하리의 한 돼지농장에서도 구제역 침출수로 인한 지하수 오염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앞서 18일에는 강원도 횡성지역 구제역 가축 매몰지 인근 지하수 170곳 가운데 절반가량인 83곳이 음용수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달 말 전국 가축 매몰지 주변 3000개 관정의 지하수 수질 검사를 벌여 1차 분석한 결과 143곳에서 음용수 수질 기준 이상의 오염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최승욱 정부경 기자 안성=김도영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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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매몰지 침출수 심각] 못믿을 보강공사… 안성시 등 붕괴 우려에 공사 했는데도 침출수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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