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간기능과 항산화제

기존 약물 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한 간염 환자들이 비타민C 등의 항산화제 주사요법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3개월 전 극심한 피로와 혈뇨증세로 약물 치료를 받았으나 차도가 없어 고민하던 B형 간염 환자 김모(42)씨가 그중 한 예다. 김씨는 치료 전 검사 상 간 효소 GOT/GPT의 수치가 354/786(정상 40이하)였고, 황달 수치도 3.2(정상 1.4이하) 단위로 아주 높은 상태였다.

하지만 식이조절요법과 함께 항산화제 주사를 한 달간 맞은 뒤 GOT/GPT 수치는 64/70 단위 수준으로 떨어졌고 황달, 전신피로, 혈뇨증상도 거의 없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듯 기존 간염 치료제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활동성 간염 환자들에게 항산화제 주사가 효과를 보이는 이유는 간세포를 지속적으로 공격해 괴롭히는 활성산소를 제거, 간이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돕기 때문이다. 인체가 산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 때 발생하는 활성산소는 일종의 산소 쓰레기로, 연구결과 정상 세포를 공격해 유독물질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활성산소는 특히 과로나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많이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나친 음주와 흡연 행위도 활성산소 생성을 부추긴다.

활성산소를 생성시키는 과정을 산화라고 하고, 이를 중화시키는 작용을 항산화 과정이라 한다. 활동성 간염 환자들이 항산화제 주사를 맞으면 호흡을 통해 마신 산소가 산화 과정을 거칠 때 활성산소가 생기는 것을 최소화하고, 면역 능력도 증가시키는 효과를 얻게 된다.

항산화제는 간의 대사과정에서 발생하는 독소 배출을 촉진하고 간염 바이러스와 싸우는 면역 단백질 인터페론을 증가시키며, 백혈구와 임파구 숫자를 늘려 각종 병원체에 대한 저항력을 키우는 작용을 한다. 가장 대표적인 항산화제는 비타민B와 C다.

사실 간은 여력이 많은 장기다. 80%가 손상되고 20%만 살아있어도 해독기능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활성산소가 쌓여 간세포가 손상되면 이 같은 해독기능을 충분히 할 수 없게 돼 간염, 간경화 등 간질환 발생 위험도 높아지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따라서 간세포 손상을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능력이 약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간 질환자들은 음식 조절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레몬, 귤, 토마토, 당근, 호박, 바나나 등 녹황색 채소와 과일은 비타민 등 항산화 성분이 많아 간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된다.

정재우 이노신경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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