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은 점점이 흩날리고, 주꾸미 입안에서 사르르… 서천 동백꽃·주꾸미 축제

Է:2011-04-0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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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은 점점이 흩날리고, 주꾸미 입안에서 사르르… 서천 동백꽃·주꾸미 축제

머리 속의 알은 쌀알처럼 하얗고 여덟 개의 짧은 다리는 꽃잎처럼 아름다운 주꾸미의 계절이 돌아왔다. 주꾸미는 문어과의 연체동물로 낙지와 비슷하지만 몸집이 더 작다. 새봄을 맞아 주꾸미축제가 한창인 충남 서천의 마량포구는 쫄깃쫄깃한 맛의 주꾸미를 찾아 미식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서천을 비롯해 보령, 서산, 태안 등 서해안에서 잡히는 주꾸미는 잡는 방법도 특이하다. 수컷은 그물로 낚지만 5월 산란을 앞두고 알이 꽉 찬 암컷은 소라껍데기로 잡는다. 녀석들이 산란을 위해 긴 줄에 주렁주렁 달아놓은 소라껍데기에 둥지를 틀기 때문이다. 어부들은 하루나 이틀에 한번 바다로 나가 소라껍데기 속에 웅크리고 있는 주꾸미를 끄집어내기만 하면 된다.

주꾸미는 일년 내내 잡히지만 산란기를 앞둔 4월에 가장 맛있다. 이 시기엔 주꾸미의 머리 속에 알이 가득 들어 있어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 특히 마량포구 앞바다는 주꾸미가 좋아하는 개펄과 모래가 반쯤 섞여 있어 전국에서 주꾸미 어획량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로 꼽힌다.

필수아미노산과 불포화지방산, 타우린 등이 풍부한 주꾸미는 맛이 좋을 뿐 아니라 다이어트와 영양보충에도 제격이다. 특히 먹물에 들어있는 타우린 성분은 스태미너에 좋아 미식가들이 많이 찾는다. 최근에는 구이, 전골, 샤브샤브, 회무침, 볶음 등 다양한 조리법이 개발돼 몸값마저 껑충 뛰더니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주꾸미는 샤브샤브가 가장 맛있다. 냉이 쑥갓 등 봄나물을 넣어 끓인 육수에 주꾸미를 살짝 익혀 초장에 찍어 먹으면 구수하면서도 쫄깃쫄깃한 살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다리는 살짝 데쳐 먹지만 알이 들어있는 머리는 먹물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익히는 게 맛있게 먹는 비결.

갖은 야채를 넣고 양념해서 볶은 주꾸미볶음과 육수에 야채를 넣고 끓인 주꾸미전골도 맛있다. 특히 주꾸미에 고추장 양념을 발라 숯불에 구워먹는 맛도 그만이다. 샤브샤브는 맑은 국물, 전골은 매콤한 국물 맛이 좋다. 알은 완전히 차는 것보다 조금 덜 차야 단단하고 맛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성경 전래지인 서천 마량포구는 서해에서는 드물게 해가 뜨고 해가 지는 마을로도 유명하다. 마량포구가 서해로 활처럼 뻗은 작은 반도라 동지부터 두 달 동안 해가 바다에서 솟는다. 요즘은 비인반도의 낮은 산 위로 해가 떠오른다. 해돋이 감상 포인트는 마량포구 방파제와 서천 해양박물관 옥상.

서천 화력발전소 뒤편의 바닷가 언덕은 동백꽃과 낙조가 아름다운 곳. 남해 바닷가와는 달리 이곳의 동백나무는 거센 바닷바람 때문에 키가 크지 않는 대신 가지가 옆으로 넓게 뻗는다. 수령 500년의 동백나무 80여 그루가 뿌리를 내린 동백숲 잔디밭엔 송이째 떨어진 동백꽃이 현기증이 일 정도로 처연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지난 2일 서면 마량리 동백정 일원에서 막을 올린 서천의 동백꽃·주꾸미 축제는 오는 15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축제는 먹을거리뿐 아니라 동백정 무료입장, 주꾸미잡이 체험 등 다채로운 행사를 곁들여 관광객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최근 어획량 감소로 위판가가 오르고 있지만 축제장을 찾는 관광객에게 저렴하게 제공하기 위해 축제장에서는 주꾸미 1kg에 3만5000원을 받는다. 마량포구와 인근의 홍원항에는 서해안횟집(041-952-3177)과 돌고래횟집(041-952-2388) 등 주꾸미를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 즐비하다(서천군 생태관광과 041-950-4226).

서천=글·사진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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