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차장에 현역 육군소장 발탁
이명박 대통령은 4일 국가정보원의 해외 업무를 담당하는 제1차장에 전재만(56) 주 중국대사관 공사를, 대북·과학·산업·방첩 업무를 맡는 제3차장에는 이종명(54·소장) 합동참모본부 민군심리전 부장을 각각 내정했다. 민군심리전 부장은 대북심리전 등을 담당하는 자리로, 국정원 차장에 현역 군인이 발탁된 것은 1998년 국가안전기획부에서 국정원으로 바뀐 이후 처음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내정자가 대북 정보를 담당해 전문성이 있고, 군과 국정원의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는 점이 고려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천안함 피격 사건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국정원과 군은 각기 다른 루트로 북한 ‘공격 첩보’를 입수했으나,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대북 정보를 다뤄본 현역 군인을 3차장에 임명해 두 기관의 정보 교류를 원활하게 하겠다는 뜻이다. 이 내정자는 소령 때 국정원에 파견 근무를 한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내정자 발탁이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파격’ 때문이다. 통상 대장은 장관급, 중장은 차관급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그가 차관급인 국정원 차장에 발탁된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김관진 국방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도 내정 직전까지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국정원 3차장 산하 요원들이 지난 2월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숙소에 잠입했다가 발각된 사건도 인사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남수 현 3차장이 임명된 지 7개월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문책 인사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충남 서산 출신인 이 내정자는 서울 한성고와 육군사관학교(35기)를 졸업하고 합참 전력발전부장, 12사단장을 거쳤다. 삼호주얼리호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 군사작전지원 실무 총책임자를 맡기도 했다.
전 내정자(외시 13회)는 부산 출신으로 경남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와 주중 정무·경제참사관, 주 광저우 총영사 등 홍콩과 광저우, 베이징에서 근무한 중국통이다. 이처럼 1차장에 중국 전문가, 3차장에 현역 군인이 발탁되면서 국정원의 대북 업무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원세훈 국정원장과 민병환 2차장은 유임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원장 교체도 검토됐으나, 후임자가 마땅치 않다는 결론이 났다”며 “당분간 원 원장은 유임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외교안보 라인 정비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숙 현 국정원 1차장은 4강 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권철현 주일대사는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교체를 희망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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