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지진 피해 모금운동 벌인 유학생 요시다씨 “日 독도 행보, 한국인에 큰 상처”
지진으로 고통 받는 일본을 도와 달라며 모금운동을 벌였던 일본인 교환학생들은 독도 영유권 주장 교과서 파문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1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에서 만난 일본인 요시다 나가코(22·여·사진)씨는 “순수한 마음으로 돕는 한국인에게 일본 정부가 상처를 준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양국이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생각하다가 지진 이후 한국인이 일본인을 도와주는 것을 보고 친구가 됐다고 느꼈다”며 “어렵게 가까워졌는데 이번 일로 또다시 멀어질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요시다씨는 일본 나가사키(長崎)현립대 국제교류학과 3학년생으로 지난해 9월부터 고려대에서 유학 중이다. 교환학생인 요시다씨는 지난 11일 동일본 대지진 이후 31일까지 다른 일본인 학생 2명과 교내에서 모금운동을 벌였다. 고려대 사회봉사단원인 토목과 4학년 김도영(27)씨가 도왔다.
놀랄 정도로 뜨거웠던 학내 호응은 일본 교과서 파문 이후 싸늘하게 변했다. 모금 중인 일본인 유학생 앞에서 “역시 일본인”이라며 혀를 차거나 “일본인한테는 기부할 필요가 없다”는 학생도 있었다. 지난주까지 100만원이던 하루 평균 모금액은 이번 주 들어 20만원대로 줄었다. 5분의 1 수준이다.
요시다씨는 “양국 상황을 생각하면 달라진 분위기를 서운해할 수 없다”며 “지금까지 도와준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이런 때에도 흔쾌히 성금을 낸 한국인이 있어 더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세계사 교사에게 침략과 식민지배 등 자국의 과오를 처음 배웠다고 했다.
요시다씨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그때 들었다”며 “그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지금까지 모르고 살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어학 연수차 한국을 찾은 2009년 8월 서울 인사동에서 독도가 한국 영토라는 광고를 보고 영유권 분쟁의 심각성을 느꼈다. 요시다씨는 “일본인 친구 대부분은 독도를 모른다”며 “양국 국민이 갖는 관심을 비교할 때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했다.
요시다씨는 “지진 피해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상황에서 민감한 문제를 꺼낸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며 “다른 일본인의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나는 일본 정부가 사과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다른 학교에서 모금운동 중인 일본인 유학생들도 자국 정부의 행태에 허탈함과 난처함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한양대 유학생 아키요시 후미에(26·여)씨는 “(일본 정부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발표 시기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학교에서 성금모금이 한창인 상황에서 이런 일이 터져 활동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야스모토 아츠코(24·여)씨는 “하지만 모두가 우리를 도와주거나 많은 돈이 모이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며 “원하는 사람들이 도와주는 것으로도 감사하고 기쁘다”고 했다.
지난 15∼19일 이화여대에서 모금활동을 한 니시노 유미코(23·여)씨는 “독도 문제로 이제 돕지 않겠다는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도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어 고마울 뿐”이라고 했다.
오노데나 요오코(22·여)씨는 “역사를 몰라 지금 상황이 잘 이해되지 않지만 기부해 준 사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들은 약 740만원을 모아 한국적십자사에 전달했다.
강창욱 김유나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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