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 지능 가진 스물다섯 살 청년의 첫사랑… 영화 ‘울트라 미라클 러브스토리’
남들보다 작은 뇌를 갖고 태어난 스물다섯 살 요지(마츠야마 켄이치). 그를 키운 할머니의 걱정은 ‘얼른 한 사람 몫을 해서 결혼할 수 있을까’하는 것이지만 어린아이 지능을 가진 요지는 태평스럽기만 하다. 마음은 어린이지만 몸은 이미 어른인 그에게 어느 날 사랑이 찾아왔다. 상대는 동네 유치원 교사인 마치코.
‘울트라 미라클 러브스토리’는 순박한 시골을 배경으로 순수한 젊음의 첫사랑을 그린 영화다. 땅 속에 파묻혀 배춧잎을 뒤집어쓰고 있는 주인공을 담은 포스터부터가 심상치 않다. 요지의 순수함만큼이나 눈길을 붙잡는 건 한적한 아오모리 지방 농촌 풍경이다. 요지의 친구이자 마치코의 제자인 유치원 꼬마들의 웃음소리가 스크린을 가득 채우고, 관객은 자신도 모르게 그 따뜻한 풍경에 동화된다.
영화는 처음부터 대도시 도쿄에 살다가 애인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시골로 내려온 마치코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슬픔에 말을 잃고 우울하게 살던 마치코는 좁은 시골 마을에서 자신의 과거에 대한 소문이 주민 모두에게 퍼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무렵 지능이 모자라 보이는 청년이 직장에 매일 찾아오는 일도 겪는다. 그녀는 처음에는 거들떠도 보지 않던 바보 청년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어 보인다. 평범한 멜로드라마로 전개되던 영화는 요지가 농약을 들이마셨다 정신을 차리는 장면을 기점으로 판타지가 된다.
영화가 끝까지 밀고 가는 건 아이처럼 티없는 사랑이다. 여자의 죽었다는 옛 애인이 나타나고, 심장이 멎고도 살아나는 판타지가 이해되는 건, 요지의 순수함 때문이다. 요지는 원인 모를 기형에도 좌절하지 않고 유쾌하게 ‘나는 남들과 다른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니 냉랭하게 자신을 뿌리치는 여자의 태도에도 우울해하지 않고 그녀를 위한 일이라면 뭐든지 다 할 수밖에. 관객들이 달콤한 멜로의 쉬운 결말을 예상할수록, 영화는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나며 상상력으로 가득한 세계를 천천히 보여준다.
‘데스 노트’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마츠야마 켄이치의 순수청년 연기는 그야말로 일품이다. 2007년 일본영화감독협회 신인상을 수상한 요코하마 사토코 감독 작품.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됐다. 12세 관람가. 14일 개봉.
양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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