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해외 영토 넓힌다] 하루 45만t 콸콸… 두산 중공업, 중동 사막에 또 하나의 ‘오아시스’
(12) UAE 슈웨이하트 2단계 담수플랜트 시운전 돌입한 두산중공업
지난 23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차로 3시간여를 내리 달리자 페르시아만에 접한 사막 한가운데 축구장만 한 철제 구조물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내리쬐는 햇빛에 반짝이는 이 구조물은 바닷물을 사람이 마실 수 있는 담수로 바꿔주는 증발기다. 사막의 오아시스인 셈이다. 이곳은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250㎞ 떨어진 슈웨이하트 지역. 2008년 7월 아부다비 수전력청이 발주한 슈웨이하트 2단계 민자 발전·담수 프로젝트 중 8억 달러 규모의 다단증발방식(MSF) 담수플랜트를 수주한 두산중공업은 현재 공사를 거의 마무리하고 시운전을 하고 있다. 오는 9월 초 완공되면 하루 150만명이 이용할 수 있는 100MIGD(약 45만t)의 담수를 생산하게 된다.
◇기술력과 신뢰가 자산=두산중공업은 해수 담수화설비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1위 회사다. 이는 세계 최초로 증발기를 경남 창원공장에서 조립해 해외 현장에 배로 실어오는 원모듈 공법을 개발, 적용했기 때문이다. 증발기는 바닷물을 끓여 생긴 수증기를 응축시켜 담수를 만들어주는 핵심 설비다. 배석영 현장소장은 “한국에서 직접 공급하기 때문에 품질관리가 확실하고 공사기간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게 우리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슈웨이하트 2단계 현장에는 하루 담수 생산용량 약 7만6000t의 세계 최대 규모 증발기 6기가 설치됐다. 길이는 100.5m, 폭 33.5m, 높이 10.9m에 중량은 4000t에 달한다.
발주처의 두터운 신뢰도 두산중공업의 강점이다. 이번 슈웨이하트 2단계 공사는 철저한 공정관리 등을 통해 세계 담수플랜트로는 보기 드물게 납기를 당초 일정보다 3개월이나 줄였다. 현장 파견인력을 15∼20년 경력의 베테랑 엔지니어 위주로 구성했고, 동반 진출한 한국 중소 협력업체들과도 손발이 잘 맞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두산중공업은 1991년 걸프전으로 대부분의 외국기업들이 현장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발주처와의 납기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아시르 담수플랜트 공사를 끝까지 수행하기도 했다.
◇담수플랜트 시장 주도=UAE의 주요 도시인 아부다비와 두바이에 푸른 가로수나 잔디가 들어찬 것은 두산중공업의 담수플랜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두산중공업은 1978년 사우디 파라잔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중동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80∼90년대에는 사우디, UAE 등에서 잇따라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일부 업체가 독점하던 담수설비 설계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또 2000년대 들어서는 중동 지역 담수플랜트를 거의 싹쓸이 수주하며 세계시장 점유율 1위(40%)로 올라섰다.
이윤기 공사부장은 “2000년 UAE 움알나르 프로젝트(하루 28만4000t)의 경우 16개월 만에 완공한 기록을 세웠고 2003년 완공한 UAE 후자이라 프로젝트(하루 45만5000t)에는 최초로 하이브리드 방식을 적용하는 등 세계 담수플랜트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규모 면에서 세계 최대인 사우디 쇼아이바 3단계(하루 88만2000t)도 2009년 두산중공업이 지었다.
두산중공업이 지난 30년간 중동 지역에서 수주한 프로젝트는 사우디, UAE,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등에서 총 22개에 달한다. 이곳에서 하루 생산하는 담수는 총 450만t 규모로, 하루 1500만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물 사업 확대로 1위 수성=두산중공업은 차세대 대용량 담수기술 개발로 세계 1위 위상을 확고히 하기 위해 2006년 UAE 두바이와 미국 탬파에 물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했다. 또 2009년엔 칠레 산티아고, 미국 탬파, 인도 뉴델리, 중국 베이징, 이집트 카이로 등에 지점을 신설하고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시장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2008년에는 미국 최대 수처리 엔지니어링회사 카롤로와 기술협약을 맺고 수처리 시장에도 진출했다. 수처리 사업은 하수나 폐수를 산업 및 생활용수로 정화해 사용하는 것. 현재 세계시장 규모는 33억 달러 수준이지만 세계적인 환경오염과 물 부족 현상을 볼 때 2015년에는 1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게 두산중공업의 설명이다.
두산중공업 워터(Water)사업부문장 윤석원 전무는 “해수 담수화설비 세계 1위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처리 사업을 미래 성장엔진으로 적극 육성할 방침”이라며 “시장도 북미, 중남미, 동남아, 인도, 중국 등으로 다변화해 21세기 블루골드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물 관련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슈웨이하트(UAE)=글·사진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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