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들인 중동 평화구상 물 건너가나”… 중동·북아프리카 민주화시위에 유탄
미국의 중동 정책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중동 및 북아프리카의 민주화 시위로 인해 이 지역에서의 미국 국가 이익이 전반적으로 침해받는 상황이다. 특히 시리아·요르단·예멘의 정국 불안은 미국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동 평화 구도에 악영향=시리아와 요르단의 정국 불안은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추진 중인 중동 평화 구상을 현실적으로 가장 크게 위협하는 요소다. 오바마 행정부는 단절했던 시리아와의 외교관계를 복원시켰고, 많은 경제적 지원 노력을 기울였다.
이유는 단 하나. 이란을 고립시키고 중동 평화 구상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시리아가 중동에서 이스라엘에 가장 적대적인 국가 중 하나지만 시리아를 끌어들여야만 중동 지역에서 이란을 견제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7일자 분석 기사에서 행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 “시리아가 없으면 포괄적인 중동 평화협상이 이뤄질 수 없으며 이 협상은 미국 국가 이익에 아주 중요하다”고 전했다.
미국이 우려하는 또 하나의 시나리오는 시리아가 국내 소요 사태를 잠재우기 위해 이스라엘과 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고 있는 요르단의 불안도 마찬가지다. 요르단이 무너지면 이스라엘은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정권에 이어 또다시 평화협정 당사자를 잃게 된다. 이스라엘은 극도로 고립되며, 그나마 남아 있는 중동지역에서의 힘의 균형이 깨질 가능성이 있다. NYT는 “행정부 당국자들은 리비아 내전보다 시리아·요르단 소요사태가 미국 이익에 더 중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테러와의 전쟁’에 치명적=예멘은 미국 대테러정책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곳이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abc,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예멘 정부는 알카에다와의 싸움에서 미국에 많은 도움을 줬다”며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실각하거나 나약한 지도자로 대체될 경우 대테러작전에서 “현실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알카에다는 2009년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지부를 통합해 아라비아반도 지부(AQAP)를 창설, 예멘을 테러활동 거점으로 활용해 왔다. 현재 미국의 대테러정책은 파키스탄과 함께 예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예멘 테러리스트의 활동과 위협을 종식시키는 게 우리의 최우선 순위”라고 말했을 정도다.
미국은 33년째 장기집권 중이 살레 정권에 대해 아직 이집트나 리비아에 개입했던 것 같은 움직임을 보이진 않고 있다. 예멘 민주화보다는 대테러정책의 전략적 이해를 보다 우선순위에 두는 듯한 분위기다.
◇중동정책 기로=데니스 맥도너프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28일(현지시간) “리비아 군사개입이 시리아 요르단 예멘 등에 대해서도 미국이 개입 정책을 갖고 있음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우리의 국가 이익이 최선으로 구현될 수 있는지가 기준”이라고 분명히 했다. 이는 폭압적 정권이지만 미국의 국가 이익을 위해 정권 유지를 묵인할지, 재스민 혁명을 지원할지 사안마다 달리 접근할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의 중동정책은 시리아·요르단·예멘의 ‘관리 방안’을 놓고 딜레마에 빠져 있다. 어떤 선택에도 비난을 들을 소지가 있어 미국으로선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셈이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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