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지진 피해 현장서 10일간 구조활동 이동성 중앙119구조단장, “일본에 도움 줬다는 데 자부심 느껴”

Է:2011-03-27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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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지진 피해 현장서 10일간 구조활동  이동성 중앙119구조단장, “일본에 도움 줬다는 데 자부심 느껴”

“한 명이라도 더 살려야겠다는 기대와 설렘을 갖고 일본에 들어갔습니다. 대원 모두 비장한 각오로 구조활동에 임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해 아쉽네요.”

동일본 지진 피해현장에서 10일간 구조활동을 벌이고 돌아온 중앙119구조단의 이동성(53) 단장. 경기도 남양주시 중앙119구조단에서 지난 25일 만난 이 단장은 “쓰나미가 쓸고 간 현장에서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사람을 발견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며 아쉬워했다.

이 단장이 중앙119구조단장으로 발령 났던 지난 11일 일본에서 대지진이 발생했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일본에 가기 위해 짐을 쌌다. 첫 임무로 일본 구조활동을 맡아 지난 23일까지 현지에서 대원 105명을 지휘했지만 미야기(宮城)현에서 시신 18구를 수습했을 뿐 인명을 구조하지는 못했다.

구조대가 주로 구조활동을 벌인 센다이(仙臺)시 해안가 인접 지역은 한마디로 폐허였다. 그는 “쓰나미를 동반하지 않은 지진이었다면 건물 밑에 깔려 있는 사람들을 구할 수 있었겠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고 설명했다.

피해 지역에는 자동차가 뒤집힌 채 무너진 지붕 위에 널브러져 있었고 흙더미에 파묻힌 건물은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웠다. 시속 300㎞ 이상으로 밀려드는 해일을 피하지 못해 승용차 운전석에서 그대로 앉은 채 세상을 뜬 남성 등 처참한 광경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순식간에 바다로 휩쓸려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건물에는 못과 날카로운 잔해들이 삐죽삐죽 솟아 있어 구조활동을 어렵게 했다. 비와 눈보라가 몰아치고 방사능 피폭 우려까지 높아지자 외국구조대는 비교적 사정이 나은 지역으로 발 빠르게 옮겨가기도 했다.

한국 숙영지 옆에 텐트를 설치했던 다른 나라 구조대는 현장에 도착한 날 밤 곧바로 이와테(岩手)현 인근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 다른 구조대도 철수하려 했지만 자동차에 넣을 기름을 구할 수 없어 한동안 구조활동보다 연료 확보 활동에 더 힘을 쏟아야 했다.

이 단장은 “비상상황인 만큼 일본 정부가 외국 구조대에 기름 한 방울 공급해주기 어려운 형편이었다”며 “우리는 추가 물자 수송 등을 통해 기름 부족을 겪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구조대는 지난 14일 오후 10시쯤 센다이시 종합운동장에 도착, 대형 텐트 6개로 숙영지를 차리고 15일부터 구조활동에 나섰다. 일과는 오전 5시쯤 눈을 떠 6시에 집결, 일본 경찰의 안내를 받아 센다이시 경찰서를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됐다.

경찰서장실에서 일본 외무성과 경찰, 우리 외교통상부 관계자 등이 협의해 구조활동 지역을 결정했다. 구조대가 가는 지역마다 일본 경찰관 6∼10명이 따라붙었다. 이들은 주로 우리 구조단이 수습한 시신의 사진을 찍는 등 신원확인 작업을 맡았다.

이 단장은 “역사적으로 좋지 않은 기억이 있는 국가에 도움을 줬다는 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남양주=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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