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고모리 도쿄대 교수, 정부에 쓴소리… “대지진, 소외된 지방 돌아보는 계기돼야”

Է:2011-03-20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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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고모리 도쿄대 교수, 정부에 쓴소리… “대지진, 소외된 지방 돌아보는 계기돼야”

“지진, 쓰나미, 원전 폭발 사태로 이어지는 복합재해의 이면에는 대도시의 윤택함을 위해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져 온 지방이 존재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담겨 있습니다.”

시부야(澁谷) 한 찻집에서 19일 만난 고모리 요이치(小森陽一·58·사진) 도쿄대학 교수는 이렇게 말한 뒤 “일본 정부가 무엇보다 이 점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도시’의 상징은 도쿄이고 ‘지방’의 상징은 지진·쓰나미에 엄청난 피해를 당한 도호쿠(東北)지방을 일컫는다.

그는 이어 “농·어업, 즉 자연과 함께 살아온 도호쿠 주민들이 자본 만능시대의 부차적인 존재로만 여겨져 왔으나, 이제 이들의 삶을 새롭게 다시 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전체에 몰아닥친 대재앙을 대도시 사람들과 지방 사람들이 화합하는 전기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였다.

고모리 교수는 이노우에 히사시(井上ひさし)의 소설 ‘기리기리인(吉里吉里人·1981)’을 거론하며, 도호쿠지방 주민들이 차분하게 대응한 배경을 설명했다. 도호쿠지방의 한 마을이 일본에서 분리 독립하여 ‘기리기리국(國)’을 세운다는 내용을 담은 소설은 도호쿠 사람들이 천년 넘게 겪어온 교토·도쿄로부터의 차별과 억압의 세월을 전제로 하고 있다. 헤이안시대(794∼1185)의 도호쿠는 교토(야마토) 조정에서 보면 오랑캐(에미시)였다. 복속된 후 중앙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하는 구도는 전후에도 바뀌지 않았고, 도호쿠 주민들은 일본 고도성장의 저변을 맡아왔다. 고모리 교수는 엄청난 자연재해 앞에서 냉정을 잃지 않은 그들의 모습 이면에 오랜 세월 억눌려 살아온 사람들의 아픔이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또 자연과 함께 살아와 자연재해를 겪으면서도 자연을 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래서 의연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가 지난 13일 거론한 ‘도호쿠 부흥 뉴딜정책’에 대해선 ‘뉴딜’의 뜻이 ‘새로운 분배’라는 점을 꼭 유념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고모리 교수는 일본문학자이자, 일본국헌법 9조(전쟁 포기, 군대 안 갖기)를 지키자는 시민운동단체 ‘9조회’의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는 등 이른바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알려져 있다.

도쿄=조용래 논설위원 choy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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