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로 돌아본 근현대 한국 100년… ‘코리안 랩소디-역사와 기억의 몽타주’ 展
랩소디(rhapsody)는 자유롭고 환상적인 광시곡(狂詩曲)을 뜻한다. 한국사 중에서 랩소디에 해당되는 부분을 꼽으라면 구한말부터 현재까지, 파란만장한 사건들로 점철된 근현대사가 아닐까.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이 다양한 예술작품으로 이 시대를 조망하는 ‘코리안 랩소디-역사와 기억의 몽타주’ 전을 6월 6일까지 연다.
블랙박스 전시장에서 열리는 1부 ‘근대의 표상’은 개항 이후부터 일제강점기까지 다룬 작품을, 그라운드 갤러리에서 전시되는 2부 ‘낯선 희망’은 1945년부터 지금까지의 작품을 선보인다. 출품작은 회화, 사진, 다큐멘터리, 조선 관련 일본 판화 우키요에 등 80여점으로 2004년 리움 개관 이후 예술작품을 통해 한국사를 살펴보는 전시는 처음이다.
1부 전시는 다소 암울한 분위기다. 미국인 화가 휴버트 보스가 개화기 덕수궁에서 바라본 경복궁과 경회루의 모습을 그린 ‘서울풍경’, 망국의 설움을 닫혀있는 광화문으로 표현한 안중식의 ‘백악춘효’, 구한말 참담한 국모 시해사건을 다룬 박생광의 ‘명성황후’, 조선 마지막 임금을 그린 김은호의 ‘순종어진’ 등이 당시 상황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시인 이육사의 유묵 ‘의의란(依依蘭)’과 안중근 의사의 글씨 ‘국가안위노심초사’는 우국지사의 기개를 느끼게 한다. 구본웅의 ‘인형이 있는 정물’, 김환기의 ‘론도’는 외래문화를 새롭게 해석하는 경향을 드러내고 조덕현의 ‘리플렉션 리플렉션’은 시공간을 넘어 한국 여성의 삶을 반추한다. 모더니스트 이상과 최승희의 영상물도 선보인다.
2부에서는 혼란과 분단의 역사 가운데서도 희망을 전하는 작품들이 전시된다. 한국전쟁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이중섭의 ‘투우’, 경주 수학여행의 추억을 담은 안창홍의 ‘봄날은 간다’, 베를린영화제 단편부문 금곰상 수상작인 박찬경의 ‘비행’, 유목민처럼 떠도는 삶을 담은 김수자의 ‘떠도는 도시들 2727㎞-보따리 트럭’ 등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역사 단면을 보여준다.
작품은 단순히 연대기적이 아니라 몽타주 방식으로 관련 있는 여러 이미지들을 함께 배치했다. 홍라영 총괄부관장은 “급격한 성장의 시대를 겪은 기성세대에게는 세월을 회고하고 희망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고,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는 우리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고 좀더 친근해지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02-2014-6900).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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