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가격 인상만큼 올리지도 못하고… 설탕업체 “경영악화 어찌합니까”
천정부지로 치솟는 원당 가격 때문에 국내 제당업체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하얀 설탕 출고가(공장도가격)를 1㎏ 1436원, 15㎏ 1만8605원으로 각각 9.7%, 9.9% 인상했지만 원당 가격 상승으로 인한 경영난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에 이어 삼양사와 대한제당 등 다른 제당업체도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가인상을 억제하려는 정부의 압력이 부담스러워 눈치를 보고 있었지만 총대를 멘 CJ제일제당처럼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의 가격 인상으로도 경영난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국제 원당 시세는 지난달 2일 30년 만에 최고치인 파운드당 36.03센트를 기록하는 등 올해 들어 평균 31센트를 넘어섰다. 2008년 1월 10.9센트와 비교하면 세 배 넘게 오른 것이다. 인도와 호주 등 주요 생산국의 이상기후로 생산량 감소가 전망되는 데다 국제 투기세력까지 곡물 매수에 나서면서 원당가 강세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원당의 수급난이 해소되기까지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제당업체 3사 가운데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2068억원으로 전보다 21.0% 줄어들었다. 삼양사와 대한제당도 각각 40.5%, 63.0% 감소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 CJ제일제당의 CEO가 경질됐고 대한제당의 공동대표 3인 중 한 명이 교체되기도 했다. 요즘은 남아있는 다른 임원도 좌불안석이라는 것이다.
설탕 제조원가에서 원당이 차지하는 비중은 70~80%다. 원당 비중을 감안하면 국내 설탕 가격은 2008년 이후 139% 올랐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 인상률은 40%에 그쳐 국내 설탕 가격은 주요 국가와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주요 8개국의 설탕 소매가격 자료를 보면 한국을 100으로 했을 때 일본 254, 미국 136, 홍콩 127이었다. 우리나라보다 낮은 곳은 독일(92)뿐이었다.
제당업계는 설탕 가격을 인상하면 빵이나 과자, 음료 등의 가격이 덩달아 올라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설탕이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03%로 489개 조사품목 중 372위다. 주거비(9.8%), 통신비(3.4%), 휘발유(3.1%)는 물론 빵(0.3%), 라면(0.2%)에 비해서도 낮다.
업계 관계자는 “설탕이 빵, 과자, 음료 등 주요 가공식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 정도여서 설탕값이 10% 올라도 제품 가격 인상요인은 0.45%밖에 되지 않는다”며 “설탕을 핑계로 필요 이상의 동조 인상을 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