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나누는 사람들] 장학회 회원들의 보람, “작은 나눔일 뿐… 오히려 내가 감동”
(11) 서울 신정3동 장학회
신정3동 장학회는 지역 주민들의 알토란같은 도움의 손길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작은 나눔이 큰 기쁨으로 되돌아 왔다”며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을 되레 감사해했다.
장학회 살림살이를 챙기고 있는 장학회 부회장 최우일(58·여)씨는 “동네를 사랑하는 큰 뜻을 가진 어르신들이 오랫동안 해온 일이라는 점에 감명을 받아 장학금 납부를 시작하게 됐다”며 “조그만 돈이 모여 동네 전체에 큰 힘이 되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놀랍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신정3동 7통 통장인 최 부회장은 1998년 IMF 외환위기 때 처음 장학회 나눔에 참여했다. 그는 이후 매년 동네 반지하방 곳곳을 방문하며 ‘엄마의 마음’으로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을 돌봐왔다. 최 부회장은 “지난해 지하 월세 단칸방에서 지체장애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여고생을 추천했다”며 “길 가다 동네 골목에서 마주치면 ‘고맙다’고 수줍은 채 인사하는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신정3동에서 ‘새서울 보습학원’을 운영해 온 윤정용(52) 행정이사는 ‘무료 수강권’을 후원하고 있다. 윤씨는 “학비 내기 어려운 아이들을 혼자 지원해 오다 장학회 소식을 듣고 참여하게 됐다”며 “아이들이 배움의 뜻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오히려 제가 감동을 받는다”고 말했다.
윤 행정이사는 “몇 년 전 아버지가 중풍으로 쓰러진 뒤 홀로 살림을 맡은 어머니 밑에서 꿋꿋이 공부하던 한 남학생을 장학회에 추천했다”며 “몇년간 연락이 끊겼다 얼마 전 한국항공대에 입학했다며 연락이 왔다. 그때 내 자식이 합격한 것보다 더 기쁘고 보람 있더라”고 감격을 전했다.
대표적인 서민 동네이다 보니 장학회를 운영하는 데 어려움도 많았다. 신정동에서 20년간 갈비집을 운영해 온 ‘신정동 토박이’ 전흥규 장학회 총무국장(64)은 “IMF 외환위기 당시 40명이던 회원이 반 이상 줄 만큼 장학회 운영이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전 총무국장은 “면적으로 따지면 서울에서 손꼽히는 큰 구에 속하지만 철거민 단지가 포함돼 있어 편부·편모가정, 조손가정 등이 많다”며 “동네 주민들에게 고등학교 등록금조차 마련하지 못하는 가정이 많다는 사실을 설명하자 너도 나도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볼 때 정말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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