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요트 1만척 시대 개막] 낭만·우정 그리고 모험… 요트맨, ‘노는 물’이 다르다
요트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국민소득이 증가하면서 육상의 레저스포츠가 채워줄 수 없는 여가 만족감을 바다에서 찾는 것이다. 스포츠 사회학자들은 선진국의 사례를 들어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는 마라톤, 등산 등 야외 스포츠가 성행하고 2만달러 시대에는 골프, 승마 등 좀더 고비용의 레포츠, 3만달러 시대에는 요트 등 해양레포츠가 활성화된다고 한다. 2만달러 사회가 되자 정부는 지난해 2019년 1만척 규모의 요트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고 전국 43개 항만에 5600대 수용규모의 계류장 건립을 골자로 한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회사원 정영종(38)씨는 골프 대신 요트에 푹 빠져있다. 1999년 요트를 처음 배운 뒤 남의 요트를 함께 타다 수년 전 5000만원을 들여 30피트짜리 크루저급 중고요트를 구입했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출항할 수 있는 기쁨으로 온 세상을 다 가진 듯 했다. 경기도 전곡항을 출발해 풍도, 입파도, 국화도, 육도, 대난지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을 여행했다. 어느 정도 기량이 늘자 목포, 제주, 부산 등 먼 항구를 찾았고 이제는 중국, 일본, 러시아까지 항해한다. 여러 명이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하는 요트항해의 특성상 뜻 맞는 동호인들끼리 모임도 결성했다.
◇왜 요트인가=지상에서 할 수 있는 레저스포츠를 다 경험한 뒤 사람들이 또 다른 ‘흥분’ 대상으로 찾게 되는 것이 요트다. 경제적 혹은 시간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일반인과 차별화되는 레저스포츠를 바다에서 찾게 되는 것이다. 포화상태에 이른 선진국의 요트산업이 신흥 부유국인 한국과 중국을 겨냥, 마케팅 타깃으로 삼는 것도 요트시대의 도래를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씨는 요트가 주는 즐거움을 자연과의 싸움이 아니라 순응이라는 말로 요약했다. 항해 때마다 다른 바람과 조류, 변화무쌍한 날씨 속에 요트 항해는 자연에 순응하는 법을 배우는 소중한 기회라고 말한다. 요트는 또한 목표한 안전항해를 위해서 동료간 상호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사람에 대한 믿음이 길러지기도 한다. 선원들은 스스로를 ‘생명을 담보로 한 공동운명체’라고 부른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요트 항해는 승용차보다 안전하다고 한다. 크루저급의 경우 배가 전복됐을 때 오뚝이처럼 바로 세워주는 키일(Keel)이라는 장치가 있기 때문이다.
◇해양레저의 폭발적인 증가세=국내 해양관광은 전체 관광의 약 35%를 점유하고 있으며 연평균 7.8%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선진국의 해양관광이 전체 관광산업의 50%를 넘는 것에 비하면 앞으로 증가 여지는 매우 크다. 하지만 요트 등을 이용해 좀더 모험적인 수상레포츠를 즐기는 인원은 5%미만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들어 그동안 값이 비싸 상대적으로 접하기 힘들었던 요트가 동호인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레저문화에 가세하면서 수상레저도 다변화되고 있다. 요트를 이용해 먼 바다 항해를 떠나는 적극적인 마니아도 있지만 연회나 모임을 요트에서 갖는 새로운 트렌드도 급격히 생겨나고 있다.
2009년 현재 요트, 모터보트, 수상오토바이, 고무보트 등 15종류의 등록 수상레저기구는 전국적으로 9083대에 이른다. 2000년대 중반부터 연평균 1000여대씩 신규로 등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등록의무가 없는 초급용 딩기급 요트 2000여대와 무등록 요트를 포함하면 1만1000대 이상의 수상레저기구가 보급돼 있는 셈이다. 따라서 등록된 모터보트 5190대와 크루저급 요트 300대, 딩기급 요트 4000여대가 한국의 선진형 해양레저문화를 이끄는 실체인 셈이다. 이와 함께 이들 레저기구의 조종면허 취득자는 약 10만명에 달하고 있어 해양레저스포츠의 잠재력을 말해주고 있다.
◇마리나법이란=요트가 국민들의 일상에 가까워지려면 마리나시설이 필수적이다. 마리나시설은 요트를 계류, 보관하고 해양레저스포츠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항만이다. 현대적 의미의 마리나는 요트를 위한 전기, 수도, 급유, 방파제, 수리시설은 물론 호텔, 레스토랑, 쇼핑센터, 전시관 등 부대 서비스 시설을 갖춘 신개념의 리조트다. 현재 국내에는 16개소의 마리나가 개발돼 운영되고 있으며 해상과 육상을 포함해 1300대 수용규모다. 그러나 올림픽이 열렸던 부산 수영만을 제외하면 아직은 초보수준이다. 미국의 1만2100개소, 독일 2650개소, 호주 2250개소, 일본 570개소 등에 비하면 개발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해양레저스포츠 수요에 대비해 정부는 2009년 12월 마리나법(마리나항만의 조성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뒤 그에 따른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국민들이 2019년까지 1만460대의 요트를 보유할 것으로 전망하고 그의 54% 가량인 5648척 수용규모의 계류시설을 전국 43개 항만에 갖추도록 했다. 정부는 2020년에 전세계적으로 108만대의 레저보트 수요가 추정됨에 따라 레저보트 제조산업을 전략산업으로 함께 육성하기로 했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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