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민주화 주말이 분수령
바레인과 예멘 등에서 ‘분노의 금요일’로 명명된 18일(현지시간) 당국의 유혈진압에도 불구하고 반정부 시위가 계속됐다. 이란 야권이 20일 전국 규모의 시위를 예고하고 나서는 등 이번 주말이 아랍 지역 민주화 시위 사태의 향방을 판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바레인, 첫 국왕 하야 요구=수천명의 바레인 반정부 시위대는 남부 도시 시트라의 이슬람 사원에서 전날(17일) 사망한 희생자들의 장례식을 거행했다. 시위대는 처음으로 “하마드 국왕에게도 죽음을”이라고 외치며 셰이크 하마드 빈 이사 알 칼리파 국왕의 하야를 촉구했다. 희생자 가족들은 “처음에는 총리 퇴진만 요구했지만 이젠 국왕을 비롯한 수니파 왕가가 모두 물러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230년 전통을 가진 왕정 타도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이날은 모든 관공서와 기업들이 쉬는 날인 데다 지역별로 이슬람 사원에서 금요기도회가 열렸기 때문에 더 많은 인파가 동참했다.
바레인 당국은 장례식이 거행된 이슬람 사원 위로 경찰 헬기를 띄워 사태 추이를 지켜봤다. 그러나 시위대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 경찰 병력은 장례식장에서 일정 거리를 두고 배치했다. 친정부 시위대도 수도 마나마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는 등 맞불 작전에 나섰다.
예멘, 반정부 시위대에 수류탄=1만여명의 시위대가 이날 수도 사나에서 200㎞ 남쪽에 있는 타이즈의 후리야(자유) 광장에서 시위를 벌이던 중 누군가가 시위대를 향해 수류탄을 던지고 달아났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로 인해 2명이 숨지고 최소한 27명이 다쳤다. 이곳에선 친정부 시위도 열렸지만 양측 간 충돌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남부 도시 아덴에선 반정부 시위 도중 경찰의 발포로 1명이 숨졌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리비아에서도 하루 종일 전운이 감돌았다. 지중해 연안 도시 벵가지와 알바이다 지역에서 최근 시위 사망자들에 대한 장례식이 개최됐다. 벵가지 시가지에 처음으로 군 병력이 배치됐다. 아프리카 북동쪽에 위치한 지부티에서도 ‘대통령 하야’ 요구 시위가 개최됐다. 요르단 수도 암만에선 친정부 시위대와 반정부 시위대가 충돌해 최소한 8명이 다쳤다.
이란, 야당 지도자 실종=야당 지도자인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가 실종됐다는 소식이 이날 전해지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무사비 전 총리의 딸들은 “지난 15일부터 부모에게 연락이 닿지 않고 있어 정부 당국에 의해 구금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또 다른 야당 지도자인 메흐디 카루비 전 국회의장도 구금설이 돌고 있다.
이란 반정부 시위대는 금요기도회가 끝난 직후 수도 테헤란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고 “혁명가들의 분노와 열망을 보여주자”고 주장했다.
야권 단체인 ‘녹색운동조정협의회(CCGM)’는 지난 14일 시위에서 희생된 2명의 사망 6일째가 되는 20일 오후 3시 테헤란을 비롯한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 반정부 시위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알제리 야권도 19일 수도 알제와 연안 도시 오란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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