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염성덕] 수뇌부 범죄의 해악

Է:2011-02-1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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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의 카지노 제왕 스탠리 호(89)는 무려 부인이 4명, 자식이 17명이다. 그의 재산은 지난해 17억 달러(약 1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호는 2009년 뇌수술을 받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부인들과 자식들 사이에 재산 분배를 둘러싼 갈등이 심각하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돈도 많고, 자식도 많고, 호의 나이가 많다 보니 재산 갈등은 어쩔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다’는 속담을 떠올리게 하는 사례다.

혈기 왕성하고 개성이 강한 신세대 전·의경들의 일탈로 바람 잘 날이 없기는 경찰도 마찬가지다. 강원경찰청 307전경대원들의 가혹행위를 계기로 밝혀진 전국 전·의경들의 구타·가혹행위는 자못 심각하다. 경찰청이 신임 전·의경을 상대로 피해 사례를 조사한 결과 가해자는 370명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악질적인 19명은 형사고발하고, 나머지에게는 영창, 근신, 외출·외박 금지 등의 제재를 가했다. 지휘 책임을 물어 경찰관 233명도 징계했다.

조직을 나무에 비유할 때 전·의경들은 잔가지, 수뇌부는 원줄기라고 할 수 있다. 잔가지들의 일탈이 조직에 주는 폐해는 덜 충격적이다. 하지만 무성한 가지와 잎을 지탱해야 하는 원줄기의 범죄가 조직에 끼치는 해악은 상상을 초월한다. 원줄기가 썩어 문드러졌는데도 가지와 잎이 무성할 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브로커 유상봉씨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희락 전 경찰청장과 수뢰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이길범 전 해양경찰청장을 바라보는 부하들의 참담함을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특히 청장 집무실에서만 9차례나 금품을 받았다니 강 전 청장은 염치도 체면도 없는 모양이다. 해군참모총장으로 재직하면서 공금을 유용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정옥근 전 총장이 해군에 미친 악영향도 강·이 전 청장과 다를 바 없다.

16일 사의를 표명한 장수만 방위사업청장은 진작 물러났어야 할 사람이다. 그가 유씨로부터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금품은 당초 2500만원에서 8800만원으로 늘었다. 수뢰 의혹을 받고 있는 인사가 10조원에 가까운 예산을 주무르는 자리에 앉아 있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이명박 정부의 실세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는 그가 통치권자에게 돌아갈 부담은 고려하지 않고 주변의 눈치만 살핀 꼴이다. 의혹이 불거지자마자 사표를 낸 배건기 전 청와대 감찰팀장이 ‘장수만’보다 사나이답다는 말까지 나온다.

염성덕 논설위원 sdyu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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