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전화기도의 힘
마태복음 8장 13절
지난해 12월초, 오랜만에 반가운 전화를 받았습니다. 주인공은 해군 최영함 함장인 조영주 대령이었습니다. 제가 해군군목으로 1함대에서 목회하던 시절, 누구보다 열심히 기도하며 교회를 섬겼던 신실한 집사님입니다. 전화를 한 목적은 자신이 청해부대 6진을 이끌고 함장으로 가는데 기도를 부탁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렇다면 부산에 내려가서라도 기도해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바쁘신데 그럴 필요 없이 전화로 해주시는 기도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했습니다. 전화기를 붙든 채 “주님, 이번에 믿는 함장이 가는 만큼 꼭 작전을 성공하게 해주시고, 장병들도 사고 없게 해주시며, 국위 선양하고 하나님 영광 나타내게 해 달라”는 내용으로 기도를 마쳤습니다. 그는 언제나 그랬듯이 크게 “아멘” 하였습니다.
그 후 약 50일이 지나 그에 관한 소식을 뉴스에서 접했습니다. 그것도 대한민국의 영웅이 된 모습으로 만났습니다. 목숨 건 ‘아덴만 여명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해적을 일거에 소탕하고 우리 선원들을 무사히 구출했다는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그 작전의 선봉에 조 집사님이 있었습니다. 물론 여기엔 해군 가족들의 염려와 대통령을 비롯한 군 지휘관들의 결단, 그리고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작전을 수행한 해군특수전여단의 수고가 가장 컸음은 말할 것도 없지만 저의 작은 기도까지도 거기 보탤 수 있었음에 더없이 기뻤습니다.
순간 마태복음 8장에 등장하는 백부장의 믿음이 생각났습니다. 하인의 질병을 고치기 위해 예수님을 찾아왔던 그에게 주님은 “내가 가서 고쳐주리라” 하셨지만, “주께서 친히 오시지 않아도 말씀만으로도 이루어질 줄 믿습니다” 했던 믿음의 고백 말입니다. 그 고백으로 “이스라엘에 이만한 믿음을 본 적이 없다”고 칭찬하시며 “네 믿은 대로 될지어다” 하고 선포하심으로써 하인의 병을 고쳐주셨던 이야기 말입니다.
며칠 전 출산이 임박한 한 산모와 주일예배 후 만나 기도해 드리기로 약속이 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일 아침 갑자기 진통이 와 예배에 나오지 못하고 병원으로 급히 가게 됐습니다. 결국 휴대전화를 붙들고 그 기도를 또 했습니다. “주님, 산모의 건강을 지켜주셔서 순산하도록 도와 주시옵소서.” 짧지만 간절한 기도가 첫 출산을 앞둔 산모의 불안한 마음에 힘이 되었는지 그날 오후 그녀는 큰 어려움 없이 예쁜 딸을 순산했습니다.
그래서 전 믿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중보기도 대상이 우리와 함께 있지 않아도 시공을 초월해 운행하시는 하나님께서 들으시기에 그 응답 역시도 시공을 초월해 나타난다는 사실 말입니다. 군에 간 아들에게 걸려온 전화를 붙들고 그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드리는 아비의 짧은 기도도, 유학 간 딸과 채팅을 하며 힘들고 외로운 마음을 컴퓨터 자판으로 달래는 어미의 기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이 담긴 간절한 기도라면 도구와 거리에 상관없이 똑같은 응답이 주어질 줄로 믿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당신에게도 간절하고도 따뜻한 전화기도 한마디가 필요한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일일이 찾아뵙지 못하는 부모와 자녀, 형제들. 오랫동안 헤어져 만나지 못한 친구와 성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 대상이 누구든, 그와 떨어진 거리가 얼마든 상관없습니다. 휴대전화 문자여도, 인터넷 채팅이어도 괜찮습니다. 기도만 간절하다면 시공을 초월해 들으시는 하나님께서 귀 기울여 주시리라 믿습니다.
김종훈 목사(오산침례교회)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