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변재운] 남자의 착각

Է:2011-02-0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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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떠도는 유머 하나. 대통령과 남편의 공통점 세 가지는? 첫째, 내가 선택했지만 정말 후회된다. 둘째, 일단 선택했으면 중간에 바꾸기가 쉽지 않다. 셋째, 자기는 아직도 내가 저를 좋아하는 줄 착각한다.

설 명절 가족모임에서 이 유머를 들려줬더니 모두 배를 잡고 웃었다. 여자들은 특히 셋째 대목에 박장대소하며 뒤로 나자빠졌다. 그만큼 공감이 크다는 뜻일 게다.

지난달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가족실태조사 결과에서도 남자들의 착각을 엿볼 수 있다. 기혼남녀를 대상으로 만약 다시 결혼한다면 현재의 배우자를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남자는 43.6%가 그렇다고 응답한 반면 여자는 26.9%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은 결혼 기간이 길수록 현재의 배우자를 선택하지 않겠다는 응답 비율이 높았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 혹자는 이성을 대하는 차이 때문이라고 말한다. 남자는 사랑보다 정(情)에 약해서 오래 같이 살수록 가깝게 느끼는데, 여자는 사랑을 중시해서 처음에는 흠뻑 빠졌다가 갈수록 식는다는 것이다. 진화심리학을 인용하면 ‘남자=목적지향’, ‘여자=관계지향’의 공식으로 해석이 가능할 듯도 하다.

어쨌든 남자의 사고가 여자보다 단순하고 자기중심적이라는 사실은 분명한 것 같다. 그러니 쉽게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충남대병원이 최근 주부들의 명절 스트레스를 점수로 따져본 결과 38.7점(배우자 사망을 100으로 볼 때)을 기록, 친구가 죽었을 때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적지 않은 남편들은 아내가 명절에 함께 시댁 가는 것을 좋아할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가히 착각의 백미라고 할 만하다.

여자들의 삶을 살펴보면 남편을 거부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우리 가정에서 여자는 그야말로 일하는 기계다. 온갖 가사에 아이들 양육까지 책임진다. 특히 직장을 가진 워킹맘의 일상은 고달픔의 연속이다. 반면 남편이 집에서 하는 일은 TV 보다가 아이들한테 소리 지르는 것밖에 없다. 그러면서도 아내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착각한다.

남자들에게는 불행(?)한 일이지만 여자는 나이가 들수록 집안에서 파워를 갖는다. 남편이 돈을 벌어오는 동안에는 그나마 대접을 해주지만 계속 착각 속에 살다가는 은퇴 후 삶이 고단해질 수 있다. 오죽하면 아내 구두에 끝까지 들러붙는 젖은 낙엽이라는 말이 있을까. 아직도 ‘설마?’ 하는 당신, 빨리 미몽에서 깨어나라.

변재운 논설위원 jwb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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