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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심경욱] 中東·阿 민주화 바람 북한까지 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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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기 독립을 쟁취한 이래 민주화 무풍지대로 남았던 북아프리카와 중동 국가들이 1월 중순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을 기점으로 총체적인 변혁기를 맞고 있다. 튀니지에서 일어난 불길은 알제리와 모리타니를 거쳐 이집트, 수단, 예멘으로 번졌고, 절대군주국인 요르단과 사우디아라비아, 모로코까지도 안전하지만은 않은 듯하다.

현재 대중의 민주화 시위가 일어나고 있는 국가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장기 집권 속에서 소수 지배층의 경제 과·독점으로 청년실업과 빈곤이 만연해 있는 데다 경찰·군을 포함한 권력기구의 전횡과 부패를 겪고 있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며 지난 몇 해 동안 북아프리카 국가들을 방문했을 때 사석에서 받은 질문들이 새삼 생각났다. 한국은 경제 성장기에 청년실업 문제를 어떻게 극복했는가. 군부는 어떤 과정으로 탈정치화할 수 있었나. 또 사병들은 언제부터 병영 내에서도 비밀투표를 할 수 있었나. 알제리, 모로코, 이집트 등지에서 이 질문들은 다름 아닌 고위 정부 관료나 군 지휘관에게서 나왔다.

인터넷·휴대전화 독재 흔들다

달리 말하면 그들 스스로 장기집권과 폐해로 얼룩진 사회체제로부터의 출구를 간절히 찾고 있었으나 결국 대규모 민중 소요를 막는 데엔 실패했음을 뜻한다.

이 사실은 중동·북아프리카의 최근 사태에서 드러난 여러 징후를 통해 우리도 북한의 머잖은 미래에 대비해야 할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먼저 무바라크 정부의 최대 원조국이었던 미국 전략의 대변환이다. 이란에 버금가는 또 다른 반미 아랍국이 생겨날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하는 미국도 카이로 거리에서 격화되는 시위 소식에 무바라크의 즉각적 하야를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을 선두로 국제사회는 중동평화와 이슬람 극단주의, 석유수급과 직결되는 지정학적 위상 때문에 이 나라 민중의 오랜 민주화 요구를 못 들은 체해 왔다.

그간 동북아 4강이 한반도를 중심으로 힘의 균형을 견지하고자 김정일 정권의 전횡을 못 본 체해 온 것과 흡사하다. 특히 북한체제의 최대 지원국인 중국이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둘째, 집회나 시위가 허용되지 않던 절대왕정국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까지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는 점이다. 또 최근 제다에서 발생한 홍수로 수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사실도 예사롭지 않다.

북한 주민들도 만성적인 식량난에 지난해 발생한 홍수 피해, 올겨울 이상 한파에 따른 매서운 추위로 힘겨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더욱이 전력사정 악화로 석탄·철광석의 중국 수출량이 줄었고, 이에 따라 달러화 부족으로 예년과 달리 춘궁기도 오기 전인 1월부터 생필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마지막으로 튀니지와 이집트를 비롯한 민주화 소요 국가들이 최근 한결같이 정보 통제력의 약화를 경험했다는 사실이다.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통해 나라 안팎의 소식은 물론, 소요 현장 소식이 실시간 전파됨으로써 민중 시위는 단시간 내 격렬해지고 조직화됐다. 신문과 방송 등 전통 매체만 통제하면 반정부 시위를 비롯한 소위 유해정보가 차단되던 시대는 지났다.

중국, 김정일 계속 지지하나

북한에도 중국과의 교류와 장마당 확산을 통해 다양한 미디어 매체들이 대량 유입되고 있다. 지금도 엄격한 정보 통제가 이뤄지는 북한이지만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 소식이 휴대전화를 가진 주민들 사이에 전파돼 가고 있지는 않을까.

2011년 새해 벽두부터 중동과 아프리카(中東·阿) 민주화 소요의 도미노 소식은 어떤 독재자의 총칼도 민중의 도도한 민주화 열망 앞에선 힘없이 무너진다는 진리를 다시 확인해주고 있다. 1990년대 동유럽의 거센 탈공산화 바람도 피해 갔던 지구촌의 마지막 무풍지대인 북한, 그곳에 민주주의의 새벽이 동틀 날이 결코 먼 미래의 일만은 아닌 듯하다.

심경욱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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