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풍속마저 꿀꺽… ‘구제 급한 구제역’

Է:2011-01-31 17:40
ϱ
ũ

구제역이 천년 세월을 이어온 세시풍속 행사마저 가로막았다.

31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전남도는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설 연휴가 시작되는 2일부터 대보름인 17일까지 열릴 예정이던 세시풍속 행사 100여개를 취소했다. 예정대로 진행되는 행사도 대부분 마을 단위로 축소됐다. 도 관계자는 “이번 설과 대보름 세시풍속 행사는 구제역 차단 방역의 어려움을 감안해 외지인이 많이 모이지 않는 마을 단위 민속행사로 열리게 된다”며 “구제역 차단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인 만큼 도민과 귀성객들의 이해와 협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시도 17일을 전·후로 5개 구에서 열릴 예정이던 정월대보름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시는 미풍양속 보존을 위해 매년 5개 구 문화원에 위탁해 5000여명 이상이 참석하는 대보름 행사를 실시해 왔다.

광주시와 칠석 고싸움놀이전승보존회는 오는 16∼17일 남구 칠석마을에서 열릴 예정이던 칠석 고싸움 놀이를 무기한 연기했다. 고싸움놀이가 외부 사정으로 대보름에 공연되지 못하는 것은 1969년 이후 처음이다. 광주 칠석 고싸움놀이는 일제강점기에 자취를 감췄다가 광복 이후 되살아났다. 70년엔 중요무형문화재 제33호로 지정됐고 86년 서울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 올림픽에선 개막식 공식행사로 채택됐다.

조선 중기인 1577년 마을 주민들이 대동계를 조직한 이후 400년 넘게 이어온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 위촌리의 합동 도배식(都拜式)도 취소됐다. 187가구에서 270여 마리의 소를 키우고 있는 이 마을은 출향인사 방문에 따른 구제역 전파를 우려, 최근 취소 결정을 내렸다. 합동 도배식은 설 다음 날 마을 전승회관에 모여 촌장을 비롯한 마을 어르신들에게 합동세배를 드리는 강릉의 대표적 세시풍속이다.

강원도 삼척시는 16일부터 20일까지 엑스포광장에서 열 계획이던 정월대보름 행사를 대폭 간소화했다. 시는 전야제, 새해 소망 길놀이, 줄다리기 등 인파가 운집하는 행사 대부분을 취소하고 4개 사만 진행한다. 경남 거창군도 구제역 확산에 따라 17일 개최하기로 한 대동제를 취소했다. 대동제는 정월 대보름을 맞아 달집태우기·민속놀이 등 세시풍속을 전승하고 군민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매년 개최해 왔다.

전국종합=정동원 기자 cdw@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