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석해 본 ‘다큐프라임’ 3년간의 자취… EBS ‘다큐의 재구성’ 마련

EBS ‘다큐프라임’은 2008년부터 ‘생명 3부작’ ‘아이의 사생활’ 등 수준 높은 다큐멘터리 100여 편을 선보여 왔다. ‘다큐프라임’ 3년간의 자취를 정리할 방법은 없을까. 오는 17일부터 3일간 오후 9시50분에 방영되는 EBS ‘다큐프라임-다큐의 재구성’(3부작)은 그동안 호평받은 ‘다큐프라임’의 작품 30∼40여 편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기회다.

제작진은 ‘산다는 것은’ ‘스토리’ ‘세계여행’을 주제로 선정해 그동안 방영된 다큐멘터리를 재배치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일종의 ‘재활용’인 셈인데 그 방식이 꽤 신선하다. 다큐멘터리와 인터뷰, 토크쇼가 혼합된 종합교양 프로그램이라 할 만하다.

예를 들어 17일 방영되는 ‘산다는 것은’ 편은 생명, 이별, 결혼과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모았다. ‘생명 3부작’ ‘아이의 사생활’ ‘결혼 안식 휴가’ 등 예전에 방영돼 호평받은 10∼12작품을 모아 재편집해서 우리 삶에 대한 영상을 만든 것이다. 방송 도입부와 말미에는 방송인 이금희가 스튜디오에서 방송을 소개하고 정리하는 장면이 펼쳐진다. 또 다큐멘터리 영상 화면이 나오다가 관련된 내용에 대한 전문가들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정신과 전문의 김병후 박사와 오은영 박사가 털어놓는 결혼과 일상의 이야기들은 다큐멘터리와 맞물리면서 묵직한 울림을 준다.

강영숙 EBS PD는 “지금 이 시점에서 시청자들과 생각해 봤으면 좋을 주제를 3가지로 골랐다. 전에 방영된 다큐멘터리 화면을 70∼80% 활용하고, 나머지 부분은 MC의 진행과 새로운 인터뷰를 보충해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2편인 ‘지금은 스토리 시대’는 이 시대에 이야기가 갖는 중요성을 말한다. 발상은 덴마크의 미래학자 롤프 옌센(Rolf Jensen)의 주장에서 시작됐다. “정보화시대 이후의 미래사회는 품질보다는 꿈과 감성을 파는 시대가 될 것이고 국가와 기업, 개인 모두 경쟁력을 가지려면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어떤 이야기가 흥행하고 실패할까. 제작진은 그 실마리를 ‘한반도의 공룡’ ‘마리온 이야기’ 등 자연 다큐멘터리와 영화에서 찾아본다. 2편에는 또 인터뷰 형식이 강화됐는데, 이야기꾼인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와 소설가 김탁환이 다양한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예로 들며 그 작품의 서사성을 평가한다.

마지막 3편은 차분하게 인생을 되돌아보고 음미하는 ‘여행’편이다. 자연의 풍광을 즐기는 개념을 떠나 여행자의 색다른 시각을 조명한 다큐멘터리들을 추린 가운데, 여행을 좋아하는 가수로 유명한 이상은의 인터뷰를 넣어 재미를 더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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