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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송화섭]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 바란다

[시사풍향계-송화섭]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 바란다 기사의 사진

오늘 기타자와 도시미 일본 방위상이 서울을 방문하여 한·일 국방장관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회담이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한·일 간에 군사협력 문제, 구체적으로 군사비밀보호 일반협정(GSOMIA)과 물품 및 용역의 상호제공에 대한 협정(ACSA)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GSOMIA는 북한의 핵 및 대량살상무기와 관련한 정보를 양국이 공유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며, ACSA는 무기를 제외한 군수물자와 수송 등 서비스 분야에서 상호 협력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과 가까운 곳에서 훈련 중인 한국군에게 긴급히 필요한 물자나 서비스가 있으면 일본이 먼저 제공하고 이를 나중에 보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주변국과 역사의 壁이 관건

실제로 작년 림팩 훈련을 마치고 일본 근해를 거쳐 복귀하던 한국 해군에 환자가 발생했을 때, 일본 자위대가 항공기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여 귀중한 목숨을 건진 사례가 있다. 이것은 예외적인 조치였고 앞으로 이러한 협력을 정상적으로 추진하자는 것이 이번 군사협력 확대의 목적이다.

한·일 간의 군사협력 문제가 거론되면 항상 부딪히는 벽이 있다. 그것은 중국의 벽과 역사의 벽이다.

첫째, 중국의 벽이란 일본과의 군사협력이 중국을 자극하여 한·중관계를 악화시키고, 북한과 중국의 협력을 강화시킬 것이란 우려이다. 나아가 동북아지역에 또 다시 냉전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이러한 딜레마 때문에 한·일협력을 포기하는 것은 너무 수동적인 외교가 아닌가 생각된다. 오히려 일본과의 협력 확대를 추진하면서, 이를 발판으로 중국과도 협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필요하지 않을까.

사실 한·중 간의 군사교류나 협력도 비슷한 논리로 벽에 부딪혀 왔다.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으로 연결되어 있는 일본과도 아직 본격적인 군사협력을 하지 않고 있는데, 중국과 군사협력을 확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한·일 군사협력의 확대를 통해 한·중 군사협력의 기회도 만들어 가고 이를 통해 동북아지역의 다자간 안보협력도 구체화시킬 수 있다는 큰 안목이 필요하고, 이런 외교적인 난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도 필요한 때이다.

둘째, 역사의 벽이란 일본이 역사문제에 대해 충분한 반성을 하지 않고 있고,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계속 주장하고 있는데, 어떻게 일본과 군사협력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일본과의 협력 문제가 반대에 부딪힐 때 생각나는 것이 한 가지 있다. 조선 말기 흥선대원군이 서양의 침범을 우려하며 세웠던 척화비이다. ‘양이침범 비전즉화 주화매국(洋夷侵犯 非戰則和 主和賣國)’. 서양 오랑캐가 침범하려는데 싸우지 않고 화평을 주장하는 것은 매국행위라는 것이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데 일본과 협력을 주장하면 과연 매국행위일까.

안보협력의 ‘쇄국’ 넘어서길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일본과의 군사협력을 반대하는 것이 변하고 있는 바깥세상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쇄국을 주장하던 과거의 오류를 반복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국제사회의 글로벌화 진전으로 이제는 한 나라가 혼자의 힘으로 감당하기 힘든 새로운 위협이 나타나고 있다.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과 싸우기 위해서 많은 국가들이 군대를 파견하고 있고 또한 거기서 서로 협력하고 있다.

한·일 군사협력 문제를 논하는 두 나라 국방장관 회담이 안보협력의 ‘쇄국’을 극복하는 좋은 계기가 되고, 한·중 군사협력을 추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나아가 소말리아 해역에서 한국 해군이 일본 자위대와, 나아가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과도 협력하면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꿈꾸어 본다.

송화섭 국방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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