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이만우] 론스타의 외환은행 성적표

Է:2011-01-0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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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시평-이만우] 론스타의 외환은행 성적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금융당국의 승인절차를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이해관계 세력의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당초 론스타의 인수자격은 적법했고 부실 판정 절차는 정당했는지, 인수주체인 하나금융은 자금력과 경영능력이 있는지, 거액의 매각차익 챙기기를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도 확산되고 있다.

외환은행은 1997년 이전에는 수출입은행과 한국은행이 대주주였는데 외환위기의 여파로 자본보완이 시급한 상황에서 독일 코메르츠방크를 새로 영입했다. 그러나 2003년에 대우사태, 현대계열사의 유동성 위기 및 카드대란으로 부실우려가 심화되자 당시 금융당국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해 증자참여 및 지분 매수를 통해 론스타에 경영권을 넘겼다. 론스타는 콜옵션 행사를 통해 코메르츠방크와 수출입은행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고 일부는 분할매각함으로써 현재 51%의 지분을 보유해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당시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구성돼 운영되고 있었으나 외환은행은 한국은행의 책임으로 공적자금 투입 없이 론스타 영입을 통해 부실을 정리했다. 론스타는 수출입은행과 코메르츠방크의 지분을 절반씩 넘겨받았기 때문에 론스타 대박의 절반은 코메르츠방크가 놓친 것을 대신 차지한 셈이다. 외환은행 부실 판정당시 BIS비율 예측이 잘못됐다는 비판은 ‘하인사이트 효과(hindsight effect)’, 즉 사후적으로 복귀해 당초 예측의 타당성을 평가할 때 발생되는 오류일 개연성이 높다. 론스타가 산업자본인지 금융자본인지에 대한 논란도 인수 당시에는 문제제기가 없다가 이제야 따지기는 민망한 일이다.

최근 외환은행의 경영성과를 과대평가하는 혼란스러운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론스타는 세금 회피 목적으로 국내에 고정사업장이 없는 것처럼 보이려고 주식매매계약도 원매자를 해외로 불러내 체결하는 교묘함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에 입국조차 꺼리는 부재주주 론스타의 경영능력에 대한 지나친 과대평가는 우스운 일이다. 외국인 은행장을 채용해 외풍을 막음으로써 우수한 경영성과를 얻었다는 주장도 주가변동이나 회계수치를 뜯어보면 근거 없음이 드러난다.

외환은행의 주가 상승률은 은행업종 중에서 최저 수준이다. 론스타가 투자회수 차원에서 고배당을 유지했는데 배당락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다른 은행의 상승률과는 비교되지 않는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현대건설, 하이닉스, 현대종합상사 등 워크아웃 대상 기업의 대출금 출자전환으로 다량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들 기업이 정상화됨에 따라 전화위복의 호재를 만났던 것이다.

외환은행의 2009년 세전 순이익 7831억원 중 유가증권 평가 및 처분에서 발생된 이익은 3404억원으로 43%에 해당된다. 2009년 한 해 동안 현대건설, 하이닉스 등의 주가상승분 미실현이익을 자본증가로 계상한 금액이 1조원을 넘어 순이익보다 많다. 주식보유에 따른 순이익 비중이 이렇게 높은 것은 상업은행으로서는 극히 이례적이며 보유주식 처분이 끝나면 이익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 외환은행이 워크아웃 기업 주식을 대량 보유했던 시점에 경영권을 인수해 ‘투자의 성공’을 얻은 것은 인정할 수 있으나 이를 ‘경영의 성공’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비록 절반은 코메르츠방크가 놓친 부분이기는 하지만 5조원에 육박하는 대박을 론스타에 헌납한 것은 우리 금융정책의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지나친 금산분리로 국내 인수세력을 초토화시킨 반사이익 헌납이 아닌지를 되새겨야 한다. 론스타의 세금 회피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해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엄정한 조세정의를 세워야 한다. 이익 대부분을 배당으로 빼내가는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그냥 맡겨 둘 수는 없는 상황에서 하나금융의 경영권 인수를 바라보는 국민의 관심이 높다. 외환은행의 수월성을 유지하면서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는 방향으로 금융당국과 관련당사자의 현명한 결단을 기대한다.

이만우 고려대 교수 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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