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열며-이용웅] 대기업 투자가 절실하다

Է:2011-01-0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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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열며-이용웅] 대기업 투자가 절실하다

새해가 어김없이 찾아왔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새로운 각오들을 다진다. 건강을 위해 담배도 끊고 운동도 생각한다. 꿈과 희망도 다시 가다듬는다.

새해에 만난 30대 후반의 회사원은 내 집을 갖는 게 꿈이라고 했다. 결혼 10년차에 접어들었다는 그는 마냥 오르는 전셋값을 감당하기 어려워 올해에는 어떻게 해서든 조그마한 아파트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40대 초반의 회사원은 승진의 해로 잡았다. 그나마 이들은 나은 편이다. 졸지에 직장을 잃은 베이비붐 세대 실직자는 다시 일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런데 걱정이다. 경제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5% 내외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취업자 수 증가도 28만명을 내다보고 있다. 모두가 지난해보다는 턱없이 낮은 수치지만 그나마 정부 목표대로 이뤄진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다. 경제 성장이 정부 생각대로 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은 5% 성장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실현 불가능한 장밋빛 전망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은 4.5%로 내다봤지만 메릴린치나 삼성경제연구소 등은 3% 후반으로 예상했다. 누구 말이 맞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정부보다 민간 경제연구소의 전망을 믿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솔직히 우리나라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관료조차 5% 성장에는 회의적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전망치를 발표하면서 4% 성장도 대단한 성과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는 정부의 목표 달성이 버겁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말이 아닌가 싶다. 비록 실현 가능성은 낮지만 목표라도 높게 잡아 국민들에게 희망을 갖게 하자는 뜻이 담겨 있다는 얘기다. 배경이야 어찌됐건 희망이 실망으로 바뀌지 않았으면 한다. 그래야 서민들이 허리를 펴고 살 수 있지 않겠는가. 가뜩이나 정부가 목표로 한 일자리마저 작년보다 크게 적은데 성장률마저 대폭 후퇴하면 큰일이다.

그런 점에서 기업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대기업들이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 대기업들은 입맛 벙긋하면 규제와 세금 때문에 투자를 못한다고 투정을 부리지만 솔직히 이명박 정부 들어 얻은 것이 많다. 대기업 집단이 자산의 일정 범위 이상을 다른 회사에 출자하지 못하도록 한 출자총액제한제도는 예전에 폐지됐고, 재벌그룹의 은행 소유를 제한토록 한 금산분리정책도 크게 완화됐다. 또 대기업들이 그렇게 바라던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도 연장됐다. 그래서 대기업 등은 올해도 시설 투자에 대한 법인세 등을 감면받을 수 있게 됐다.

그렇게 해서 대기업들이 엄청난 이익을 챙겼으면 말로만 투자를 할 게 아니라 경제가 후퇴하지 않도록 실질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재벌그룹을 비롯한 대기업들은 연말이나 연초가 되면 투자 계획을 거창하게 밝히지만 실제로 얼마만큼 이행했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그나마 대기업을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투자 계획과 실적을 발표하고 있지만 그때마다 숫자가 들쭉날쭉해 믿을 수가 없다.

전경련은 지난해 3월 매출액 기준 상위 600대 기업의 2009년 투자 실적을 88조2475억원이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7개월이 지난 10월 발표에서는 79조6454억원으로 무려 10조원가량 줄었다. 대기업들이 정확한 투자 실적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러니 대기업들이 수십조원을 투자하고 일자리를 수만개 늘리겠다고 해도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은 많지 않다. 오죽했으면 이 대통령이 작년 7월 대기업들이 투자를 안 해서 서민들이 더 힘들다고 말했겠는가. 대기업들은 이 대통령의 말을 대충 듣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 경제가 어려운 만큼 현금을 금고에 쌓아만 두지 말고 실물투자를 통해 일자리도 늘리고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도 꾀해야 한다. 실직자들이 다시 일자리도 얻고, 많은 사람들이 꿈과 희망을 이루는 신묘년이 될 수 있도록 대기업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이용웅 산업부 선임기자 yw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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