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민 감사칼럼(21)-다시 시작케하시는 은혜에 대한 감사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은혜이다. 몇 년 동안 어려운 시련을 통과하고 있을 때, 내가 경험했던 감정은 다시 시작할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이었다. 실패와 좌절을 경험한 사람은 누구나 똑 같은 감정을 한 번쯤은 품게 된다. 절망이란 희망의 날개가 꺾인 것을 말한다. 낙망이란 소망이 땅에 떨어진 것을 의미한다. 절망과 낙망은 모두 다시 시작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될 때 경험하는 심리적 상태다. 우리의 소망은 언제 솟구쳐 오르는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다. 하나님은 소망의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이 주시는 소망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메시지 속에 담겨 있다. 그것이 복음이다.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는 우선 살아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살아 있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반드시 찾아오기 때문이다. 우선 생존해야 한다. 생존(survival)이 있어야 부흥(revival)이 있다.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생명은 힘이다. 생명은 생존하는 능력이다. 우리는 살아 있다는 것을 너무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사실 살아 있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다. 나이가 지긋한 어른들의 주름진 얼굴에서, 살아 왔던 세월이 얼마나 모질었는가를 보게 된다.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서로를 격려해 주어야 한다.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것은 생명의 능력을 힘입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명력이란 살아남는 능력 이상이다. 생명력은 다시 시작하는 능력이다. 스코트 피츠제럴드는 “생명력이란 살아남는 능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새로 시작하는 능력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하나님이 십자가에서 베푸신 은혜는 다시 시작케 하시는 은혜다. 십자가는 우리가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십자가는 과거를 떠나 미래를 향하도록 도와준다. 십자가는 과거를 초월해서 미래를 향해 전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하나님은 십자가에서 다시 한 번 시작할 수 있는 은혜를 부어 주신다. 하나님은 거듭 기회를 주시는 좋으신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이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곳은 벼랑 끝이다. 하나님이 일하시는 곳은 벼랑 끝이다. 십자가의 벼랑 끝에서 부활이 시작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벼랑 끝에서 하나님을 만난다. 벼랑 끝에서 새로운 일을 행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게 된다. 끝이 마지막이 아니다.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 T.S. 엘리엇은 "끝을 맺는 것은 시작하는 것과 같다. 끝나는 곳에서 우리는 시작한다.”고 말했다. 하나님은 이별의 아픔과 함께 새로운 만남을 허락해 주신다. 실패의 고통과 함께 새로운 문을 열어주신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을 열어주신다.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는 매듭짓기를 잘 해야 한다. 과거에 연연하면 안 된다. 과거를 떠나보내야 한다. 과거를 잘 매듭짓도록 하라. 실패 했다면 실패를 인정하라. 그것이 실패를 매듭짓는 길이다. 실패했음에도 실패한 것이 아니라고 우긴다면 그 사람은 실패의 영향력 아래 살게 된다. 패배했으면 패배를 인정하라. 그것이 패배를 매듭짓는 길이다. 패배를 매듭지을 줄 아는 사람에게 새로운 승리의 길이 열린다. 죄를 지었다면 죄를 지었다고 인정하고 회개하라. 그것이 죄를 매듭짓는 길이다. 당신에게 고통스런 상처를 입힌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용서하라. 그때 그 사람과의 관계를 매듭짓게 된다. 그렇지 않고 상처를 입힌 사람에 대해 복수심을 품고 산다면, 그 사람과의 매듭짓지 못한 관계 때문에 행복한 미래를 설계할 수가 없다. 용서해야 할 사람을 용서하라. 떠나간 사람들을 떠나보내라. 그래야 새로운 만남이 시작된다. 새로운 길이 열린다. 새로운 문이 열린다.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

지나간 한 해를 마감하고 새 해를 새롭게 시작케 하시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다. 새 날, 새 달, 새 해를 맞이할 때 마다 전율하는 감사가 내 마음 속에 있다. 새 해가 되면 농부는 새로운 씨앗을 심으면서 다시 시작한다. 새롭게 시작할 때는 처음처럼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 초심이다. 농부는 매년 처음처럼 땅을 기경하고, 씨앗을 심고, 모내기를 한다. 사냥을 나간 사자가 실패한 후에는 다시 처음처럼 사냥을 나간다. 하나님이 새 해를 선물로 주신 것은 묵은 해를 매듭짓고 새롭게 시작하라는 것임을 명심하라.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흥분되는 일인가. 가장 아름다운 날은 앞으로 살아갈 날이다. 새롭게 시작되는 아름다운 날들을 향해 고요한 흥분으로 새 해를 맞이하도록 하자.

강준민 목사(LA새생명비전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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