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궈-김정일, 한반도 상황에 합의”… 구체적 대화 내용은 확인 안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9일 방북 중인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만났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중국 신화통신이 전했다.

신화통신은 김 위원장과 다이 국무위원의 회동에서 “북·중 양측이 양자관계와 한반도 상황에 대해 솔직하고 심도 있는 대화 끝에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북·중 합의 내용과 관련, “자세하게 제공할 내용이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조선중앙통신도 “접견에서 서로 관심사가 되는 일련의 문제들에 대한 담화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위원장과 다이 국무위원이 논의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면담에는 북한의 핵 협상을 총괄해 온 강석주 내각 부총리와 중국통으로 대남 정책을 담당하는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이 배석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김 위원장과 다이 국무위원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및 북핵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다이 국무위원은 연평도 포격 나흘 뒤인 지난달 27일 우리나라를 방문해 이튿날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했고, 중국 외교부는 이날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회의를 12월 상순 열자고 제안한 바 있다.

한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다이 국무위원이 이 대통령 면담 당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다이 국무위원이 현안인 연평도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채 ‘남북한은 형제간인데 긴장이 격화되면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계속했다”며 “사건 자체에 대한 판단보다는 서로 싸우지 말고 긴장을 완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라고 말했다.

엄기영 기자,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eo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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