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보는 새 시각 남겨 주고 ‘실천하는 지성’ 세상 떠나다… 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 별세
‘실천하는 지성’으로 불린 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가 5일 향년 81세로 별세했다. 2000년 뇌출혈로 쓰러진 리 전 교수는 간경화로 입원치료를 받던 서울 면목동 녹색병원에서 오전 0시40분쯤 숨졌다.
서울 신촌동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차려진 고인의 빈소는 침통한 얼굴로 찾아온 조문객으로 종일 붐볐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정범구 민주당 의원,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등이 문상을 했다. 고인의 부인 윤영자씨는 아들 건일·건석씨, 딸 미정씨와 함께 조문객을 맞았다.
충혈된 눈으로 빈소를 찾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타계 소식을 들었을 때 눈앞이 노랗게 변했다”며 “닷새 전 병문안 가서 ‘힘내시라’고 말한 게 마지막이 됐다”고 말했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그동안 많은 젊은이가 선생님 글을 읽고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며 “열흘 전 문병 갔을 때 선생님은 지금의 남북 상황에 대해 크게 걱정하셨다”고 전했다.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인 박원순 변호사는 “바른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 비춰줄 등불이셨는데 등불 비춰줄 사람이 없는 혼란한 시대에 가셔서 더 슬프다”고 말했다.
1929년 평안북도 운산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육군 소령으로 예편한 57년 합동통신(연합뉴스 전신)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61년 5·16 군사쿠데타에 반대하는 글을 외국 언론에 기고했고, 64년 유엔이 남북한을 가입국으로 동시 초청했다는 기사를 썼다가 국가기밀 누설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한겨레신문에서 방북 취재를 기획한 89년에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72년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부임한 고인은 박정희·전두환 정권 때 해직과 복직을 반복했다. 그는 77년 저서 ‘8억인과의 대화’에서 중국공산당을 미화한 혐의를 받고 반공법 위반죄로 복역했다.
또 ‘전환시대의 논리’ ‘분단을 넘어서’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등 저서 10여권을 남겼다. 그는 2005년 자서전 ‘대화’를 출간한 뒤 집필 활동과 사회적 발언을 중단했다. 그동안 언론자유상, 만해실천상, 한국기자협회 제1회 ‘기자의 혼’상, 후광 김대중 문화학술상 등을 받았다.
장례는 ‘민주사회장’으로 치러진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이 위원장을 맡은 장례위원회는 장례를 마치는 8일 유해를 화장해 고인의 유지에 따라 광주 5·18국립묘지에 안치할 계획이다.
강창욱 임세정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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