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각변동 계기로 금융권 거듭나야
금융권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51.02%를 4조6888억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 우리, KB, 신한금융 등에 비해 다소 뒤졌던 하나금융이 단숨에 업계 3위로 올라섬으로써 금융권은 빅4 시대를 맞게 됐다.
우리금융도 인수전 입찰참가의향서 제출이 오늘 마감되면 민영화가 급물살을 탈 것이다. 이로써 금융권은 비로소 1997년 외환위기 이후의 새로운 단계에 접어든다. 사실상 공적자금 시대가 막을 내리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직후 금융권에 투입된 천문학적 규모의 공적자금이 대략 회수되기까지 십수 년의 세월이 흐른 셈이다. 그런데 금융권의 경쟁력은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 금융권이 이번 지각변동을 통해 거듭나야 하는 이유다.
그간 국내 은행의 지분이 헐값으로 팔려 외국자본에 엄청난 매매차익을 안겨줬다. 옛 제일은행을 사들여 되판 뉴브리지캐피탈, 외환은행의 론스타 등이 그들이다. 뉴브리지는 일찌감치 1조1500억원을 챙겼고, 론스타는 이미 투자자금의 99%를 지분매각과 배당금으로 회수해 이번 매각대금은 고스란히 순익일 터다.
단기간에 엄청난 이득을 본 데 대한 반감도 크다. 따지고 보면 그것은 우리가 위기 극복과정에서 치를 수밖에 없었던 일종의 수업료였다. 시장경제의 틀 안에서 벌어졌던 기기묘묘한 경쟁수법에 휘둘림을 당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반면교사로서 곰곰 돌이켜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물론 론스타의 매매차익에 대한 과세는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 뿐만 아니라 론스타에 인수된 뒤 원칙경영으로 일관했던 외환은행이 괄목할 만한 실적을 낸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론스타에 인수된 2003년 2138억원의 적자는 이듬해부터 흑자로 반전됐다. 지난 7년 동안 외환은행은 본업에 충실했었다는 얘기다. 앞으로 전개될 빅4 시대의 주인공들이 각별히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자산규모가 비슷해진 만큼 빅4 간 과열경쟁이 예상되나 규모만 키우려는 무리한 전략은 무엇보다 경계해야 한다. 금융권의 갱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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