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국민대 '사우디 학생 클럽'을 가보니
사우디 학생 클럽을 단번에 찾기는 어려웠다. 본부관 3층을 돌아다녀도 없고, 직원에게 물어도 클럽의 존재조차 몰랐기 때문이다. 국제교류팀과의 연결을 통해서야 복도 안쪽에 위치한 ‘사우디 학생 클럽’을 찾을 수 있었다. 사우디 학생 클럽은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들어갈 수 있어 일반적인 유학생 공간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내부를 돌아보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시설이 좋고 쾌적하다는 것이었다. 클럽 안에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상징하는 홍보물, 회의용 테이블, 사우디 방송을 볼 수 있게 준비된 멀티비전과 빔프로젝터, 소파, 컴퓨터, 간단한 탕비시설 등이 배치되어 있었다. 그 중에서 특이했던 것은 한쪽 구석에 개인용 양탄자를 깔아놓은 기도처였다. 기도처의 바닥은 맨발로 기도하는 이슬람 전통을 배려해 소재를 달리 했다. 그 위에 펼쳐진 이국적인 양탄자들은 해외에서 직접 공수해 온 것이라 했다.
국내 최초로 사우디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사우디 학생 클럽’이 국민대 내에 개설됐다. 국내 사우디 유학생 85명 가운데 약 1/4 가량인 18명이 국민대를 다니고 있다. 이들을 위해 사우디 문화원은 국민대에 ‘사우디 학생 클럽’을 만들어 줄 것을 제안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져 국민대 본부건물 3층에 학생 클럽이 자리 잡게 된 것이다.
◆ “우리에게 이곳은 소통의 장”
둘러보던 중 사우디 유학생 3명이 클럽에 들어왔다. 2명은 국민대 학생이고 1명은 인근 대학에서 유학하는 학생이었다. 국내 제1호 ‘사우디 학생 클럽’이 개관한 것에 대한 그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무역을 전공하는 유학생 모하메드(24)는 “사우디문화원장의 요청으로 기도도 맘껏 할 수 있고 타학교에 다니는 사우디 유학생과 만날 수 있는 장소가 생겨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도는 어디에서든 할 수 있고 개인 신앙적 측면인데 따로 공간이 마련될 필요가 있겠느냐고 기도처에 대한 당위성을 물어보았다. 그러자 3명의 유학생이 모두 이구동성으로 “기도는 개인적으로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곳은 사우디 유학생간의 우의를 다지는 곳이다”며 교류의 장소임을 강조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디압(29)은 “사우디 학생 클럽은 사우디 유학생이 있는 곳이면 전 세계 어디든 있다”며 “미국의 경우 도시마다 있어 100개가 넘는다. 이곳 모두 사우디 학생 교류의 장소로 쓰이고 있다“고 모하메드의 의견에 동조했다.
◆ 학생들은 잘 몰라
일반 학생들의 ‘사우디 학생 클럽’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학내 대학생에게 물어보니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답변을 했다. 몇 명만이 ‘사우디 학생 클럽’에 대하여 들어본 적 있다고 했다. 그들에게 이번 ‘사우디 학생 클럽’개관에 어떤 의견이 있는지 물어보았더니 전자공학부생인 A(22세)군은 “유학생 다변화로는 긍정적이나 이슬람교가 다소 독선적인 면이 있다고 알고 있기에 우려된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 기독교 동아리 학생들도 잘 모르는 것은 마찬가지
학교 내 종교활동을 하는 학생들은 더 자세한 것을 알고 있지 않을까. 그래서 기독교 동아리에 찾아가 학생들에게 사우디 학생 클럽 개관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하지만 그들도 대부분 잘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개관소식을 듣고 나니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기독 동아리에서 활동 중인 수학전공 B군은 “학업적 목적뿐 아니라 선교적 목적도 있을 것으로 본다”며 “가랑비에 옷 젖듯 점차 학생들이 이슬람화 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독 동아리의 학생들은 “사실 학교의 입장에 대해 동아리 차원에서 강하게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들은 “하지만 우리는 이번 개관과 관련해 우려되는 사안을 놓고 지속적으로 기도할 것”이라며 이번 ‘사우디 학생 클럽’ 개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 사우디 국비 유학생 프로젝트 겨냥.. 학내 사우디 유학생 유치 위해 특별히 공간 마련
국민대학교는 지난 8월 23일 주한사우디아라비아 문화원(원장 Dr. Turki Fahad Al-Alayyar)과 학술 교류 협정을 맺었다. 국제교류팀 담당자는 “더 많은 사우디 국비 유학생 유치를 위해 대학 차원에서 공간을 마련한 것”이라며 학교 측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다만 사우디 유학생만을 위한 한국어, 수학, 물리 예비반은 문화원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이러한 활동이나 지원을 종교적인 시각으로 보시면 곤란하다”며 대학서 진행하는 사우디 유학생 편의제공이 종교적 목적을 위해 지원되는 것으로 외부에 비쳐질까 걱정하기도 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양민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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