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윤성효 교수, “백두산 분화 대비 남북 공동 모니터링 절실”

“백두산은 활화산으로 언젠가는 분화할 것이 확실하며 최근 화산 폭발 징후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남북 공동으로 ‘백두산 화산 모니터링을 위한 과학시추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합니다.”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윤성효(사진) 교수는 대한지질학회 추계 학술대회에 마련된 ‘지질 재해’ 주제 특별 세션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윤 교수는 ‘과거 백두산의 화산 활동과 향후 분화 가능성 그리고 남한 학자들의 백두산 연구 참여 방안’이라는 연구 논문에서 “1991년 백두산을 찾았을 때 주변 온천의 온도가 69도 였는데, 지금은 83도로 상승했으며 헬륨과 수소 등 가스 성분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마그마의 활동으로 열원이 지표면으로 전달돼 나타난 현상”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2002년 7월 이후 백두산의 이 같은 활발한 분화전조(噴火前兆) 활동이 관측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백두산 천지 칼데라 바로 아래 2∼5㎞의 천부지진(진앙지가 지표면에 가까운 지진) 발생이 2003년 월 250회나 기록됐고, 2003년 천지 주변 외륜산 일부 암반에 붕괴 및 균열이 발생한 점, 천지 주변 암석 절리(틈새)를 따라 화산 가스가 분출해 주변 일부 수목들이 고사(枯死)된 점 등을 증거로 들었다. 또 2002년 8월부터 1년간 GPS 관측 결과, 천지 북쪽의 수평 및 수직 연간 이동 속도가 약 45∼55㎜로 활발해 진 것도 증거로 꼽았다. 이 같은 현상은 천지 아래에 존재하는 마그마방이 위로 상승하면서 지표면을 들어올렸기 때문이란 게 윤 교수의 설명이다.

지진파토모그래피 분석에 따르면 현재 천지 지하 10∼12㎞ 아래 지점에는 점성이 높은 규장질(알칼리유문암-조면암)의 마그마방이 4개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두산은 서기 1403년, 1668년, 1702년, 1903년 천지 칼데라 내에서 소규모 분화했으며 약 1000년 전인 10세기 대분화 때는 화산폭발지수(VEI)가 7.4로 인류 역사상 최대의 화산 분화 사건으로 기록됐다. 이 때의 화산 분출물은 일본 홋카이도와 혼슈 북부 지역에서도 발견됐다.

윤 교수는 “천지 지하 마그마방은 엄청난 양의 고압 화산 가스를 붙잡아 둘 수 있는데, 이 마그마가 지표로 상승해 깊이가 얕아지고 임계조건을 넘으면 일시에 가스가 팽창되면서 강렬한 화산재와 부석(浮石)을 수반하는 대분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천지 지하 바로 아래에서 발생하는 잦은 화산성 지진으로 인해 천지에 담긴 20억톤의 물이 지하 암반 틈새를 따라 지하 마그마와 만나는 경우 수증기와 화산재를 뿜어내는 초대형 화산 폭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러면 지난 4월 유럽 항공대란을 초래했던 아이슬란드 화산폭발보다 규모가 10배 가량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백두산 화산 폭발로 인한 지질 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남북한 민간 공동 연구가 절실하며 이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교수는 “연구의 질을 높이기 위해 화산 분화 경험이 있는 일본과 미국, 그리고 백두산 천지 화산관측소를 운영 중인 중국의 전문가들까지 포함시키는 국제 공동 최정예 학술연구단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주=민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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