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여인 이야기’ 펴낸 손미경 “부여지방 여성 복식 전통의 멋 담았죠”

Է:2010-10-1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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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여인 이야기’ 펴낸 손미경 “부여지방 여성 복식 전통의 멋 담았죠”

한국고전머리협회 손미경(47·사진) 회장은 에너지가 넘쳤다. 속된 말로 ‘포스’가 느껴졌다. 자신을 ‘미용실 사장일 뿐’이라고 표현했지만 그녀는 고전머리 분야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달인’이다.

2004년 한반도 여성들의 복식사를 집대성한 ‘한국여인의 발(髮)자취’(미디어뷰)를 출간하며 주목을 끌었던 손 회장이 이번엔 고향인 부여 여인들의 머리모양과 의복사를 연구해 ‘부여 여인 이야기’(여우별)를 펴냈다. 지난 11일 오전 서울 응암동 협회 사무실에서 그녀를 만났다. 하늘색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손 회장은 부여 여인을 고른 이유부터 설명했다.

“21세기를 문화 콘텐츠 시대라고 하잖아요. TV나 영화에서도 사극 열풍이 부는데 지방마다 특색 있는 여성상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강릉에는 신사임당, 남원에는 춘향, 부여에는 소서노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여성상을 추적하고 고증하고 재현해보고 싶었죠. 첫 고장은 제 고향인 부여로 했죠. 앞으로 줄줄이 각 지역 여성들의 멋을 찾아내고 재현할 생각입니다.”

그녀는 전통 머리를 연구하는데 그치지 않고 지역의 역사와 미술, 문화재, 고고학, 인류학, 민속학에 이르는 다양한 사료를 취합하고 정리해 각 시대 부여 지역의 왕족 여성은 물론 일반 평민 여성의 복식까지 재현했다.

“고구려 고분벽화와 ‘주서’ ‘북사’ 등을 종합하면 백제 부녀자들은 상류층의 경우 치마와 저고리형 상의를 입고 포로 겉옷을 삼았으며, 신분이 낮으면 바지형 하의에 저고리형 상의를 입고 있었다. 분의 사용은 물론 연지를 이용해 입술과 볼 화장을 했고, 눈썹도 먹을 이용해 감각적으로 그릴 줄 알았다.”(79∼80쪽)

지역사 사료를 추적하는 그녀에게도 어려움은 있었다. ‘미용기술인’이라는 편견이 어깨를 짓눌렀다.

“발품을 파는 건 힘들지 않아요. 오히려 일부 학자들이나 전문가들이 미용사가 무슨 자료를 조사하느냐고 깔볼 때 자존심이 상했죠. 그래도 이젠 이런 일을 웃으며 넘길 정도로 내공이 쌓였어요.”

손 회장은 1981년 고교 3학년 때 충무로 영화사에 취업한 이후 30년간 TV와 영화 분야에서 전통머리 고증 및 재현 전문가로 활동했다. 입으로만 전해오던 여성 의복을 정확하게 재현하려고 수십 년간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했다. 5만원권 새 지폐의 신사임당 가체와 논개 국가표준영정 재현, 제주 거상 김만덕의 영정 제작 등에도 참여했다.

꿈을 물어보자 소박하면서도 거창한 답변이 돌아왔다.

“지방마다 의미 있고 개성이 넘치지만 알려지지 않는 옛 여성들이 많아요.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이 여성들을 부각시킬 수 있어요. 지역 미용사들은 이 여성들을 재현하고요. 이 여성들이 TV드라마나 영화 등의 문화 콘텐츠로 활용되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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