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69일간의 기적] ‘간호사 출신’ 환자 돌보고 3인1조 역할분담… 불침번도

Է:2010-10-13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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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69일간의 기적] ‘간호사 출신’ 환자 돌보고 3인1조 역할분담… 불침번도

69일간 지하 700m 아래에 갇혀 있던 33명의 칠레 광부들이 기적적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 바로 광부들 자신의 삶에 대한 강한 의지였다.

그들은 8월 5일 지하 갱도에 갇힌 직후부터 스스로 음식 배급과 규율을 만들었고 철저히 지켰다. 남겨진 음식은 얼마 되지 않았다. 48시간마다 과자 반 개, 통조림 생선 두 숟가락, 우유 반 컵 등을 먹는 게 전부였다. 잠과 휴식은 차량 좌석 등을 이용했다. 배변은 외진 곳에 간이 시설을 설치해 해결했다.

매몰된 지 17일째인 8월 22일 세상에 자신들의 생존을 알렸다. 이후 구조대가 그들에게 내려 보낸 소형 카메라로 자신의 모습을 동영상에 담아 지상으로 보냈다. 영상엔 좁은 대피소에 둥근 탁자가 있었고 그곳에서 그들은 포커 놀이를 하고 있었다. 극한의 공포 속에서도 그들은 놀이를 통해 죽음의 공포와 맞서고 있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자신이 처한 현실을 빠르게 인정하고 그에 따른 신속한 대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존 이유를 분석했다. 또 중심을 잡는 지도자가 질서를 잡았기 때문에 혼란에 빠지지 않았다. 연장자이자 50여년의 광부 경험이 축적된 마리오 고메스(63)는 동료들에게 정신적인 버팀목이 됐다. 그는 3명씩 한 조를 이루게 해 서로 기도하며 보살피도록 했다. 신앙에 의지해 서로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한 것이다. 또 신속히 각자의 역할을 분담해 철저히 위기 상황에 대처했다. 간호사 출신 광부는 당뇨환자와 고혈압 환자를 돌봤다. 엘비스 프레슬리를 좋아하는 광부는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맡았다. 2교대로 잠을 자며 추가 붕괴에 대비해 불침번을 섰다. 아이팟과 성경책 등을 보거나 고화질 캠코더로 자신들의 생활을 찍어 지상에 전하는 등 평안하게 시간을 보냈다. 지상과 지하를 오가는 캡슐을 통해 공급 받은 식료품은 스케줄에 맞춰 규칙적으로 먹었다.

물론 안타까운 상황도 있었다. 일부는 우울증세를 보이는 등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옴짝달싹할 수 없는 좁은 캡슐에 30분 정도를 서 있어야 해 체력도 키웠다. 구조된 즉시 집중될 전 세계 언론의 관심에 대비해 인터뷰 특강도 받았다. 몇 주 전부터 피신처 바닥에 떨어지는 잔해들을 치우는 작업에도 동참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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