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년 통해 얻은 깨달음 책으로 펴낸 서초교회 김석년 목사
예수께서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길(The Way)을 따르는 사람이 크리스천일 것이다. 평생 치우침 없이 그 길을 걷는 사람이야말로 성공자요, 행복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 길은 자기 부인의 길이기에 결코 쉽게 걸을 수 없다. 하나님과 사람의 영적 통로가 되어야 하는 목회자에게 ‘나의 길’은 어떤 의미일까. 서울 서초교회 김석년(사진)목사는 최근 ‘비로소 나의 길을 가다’(진흥)란 책을 펴냈다. 그는 2008년 한 해 동안 안식년을 떠났다. 김 목사는 치열한 목회 현장을 1년간 떠나 길을 걸었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들렸던 ‘먼 북소리’가 그에게도 들렸다. 그 북소리는 ‘본질을 부둥켜안고 걸으라’는 영적 사인이었다.
한 해 동안 그는 유럽과 북미 등지를 돌아보았다. 길을 걸으면서 김 목사는 많은 것을 배웠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헨리 나우웬이 말년을 보낸 장애인 공동체 데이브레이크를 찾았다. 거기서 나우웬을 배웠다. 하버드대 교수직을 사임하고 30여명의 장애인들과 삶을 같이한 나우웬을 통해서 참다운 인생의 성공이 무엇인지를 발견하게 되었다.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고 묵묵히 나만의 길을 가는 것, 화려한 메이저의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존중받는 마이너리티가 되는 것 속에 인생 성공이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되었다.
영국 런던과 버밍엄 사이의 도시 코벤트리에서 그는 용서와 화해를 배웠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코벤트리 대성당은 독일군의 공습으로 완전히 파괴됐다. 종전 후 독일 그리스도인들이 용서를 구하는 마음으로 헌금을 보내와 성당이 복원됐다. 옛 성당의 폐허가 그대로 보존된 성당의 핵심은 3개의 못으로 만든 십자가 제단이다. 잿더미가 된 성당에서 불타지 않은 3개의 못을 찾아내 십자가를 만들어 제단 위에 매달아 놓았다. 이후 ‘3개의 못 기도운동’은 화해와 평화, 용서의 상징으로 영국과 독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펼쳐졌다. 하나님 안에서 용서와 화해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성당에서 김 목사는 자신도 평생 용서와 화해의 길을 걷기로 다짐했다.
독일 비텐베르크에서 그는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를 배웠다. 비텐베르크 성당은 루터가 종교개혁의 시발점이 된 95개 조항의 반박문을 내건 곳이다. 거기에서 그는 개혁과 부흥을 생각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진정한 개혁은 내면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는 사실을.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라는 로마서 12장 2절 말씀을 생각했다.
이밖에도 영국 웨일스에서는 대동강변에서 순교한 토머스 선교사의 흔적을 찾았다. 파리에서는 고흐를 만났다. 길을 걸으며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물었다. “내가 평생에 붙들고 걸어야 할 ‘나의 길’이 무엇인가. 목회란 무엇인가.” 걸어야 할 ‘나의 길’은 바로 사랑의 길이었다. 가족과 교우, 제자, 후배, 교회, 작은 교회 목회자들을 ‘끝까지’ 사랑하는 길이 바로 자신이 걸어야 할 바로 그 길(The Way)임을 재차 확인했다. 그들과 함께 더 많이 웃기로 작정했다. 자아실현을 위한 ‘나의 목회’가 아니라 ‘그분의 목회’에 도구로만 사용되어지기를 결심했다. 천천히, 꾸준히, 즐기면서 그 길을 걷겠다고 결심했다.
1년의 안식년을 마치고 그는 교회로 돌아왔다. ‘다시 오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떠난 여정이었다. 그러나 성도들은 그를 기다려줬다. 그것은 사랑이었다. 지금 김 목사는 그 사랑에 빚진 마음으로, 새롭게 충전된 마음으로 새로운 목회를 펼치고 있다.
이태형 기자 t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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