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사망] “통일운동 구심점 잃었다”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사망 소식을 접한 탈북자들은 10일 지도자를 잃은 슬픔에 일제히 탄식했다. 평양상업학교 동문들도 “큰 별이 졌다”며 술렁였다. 황씨의 타살 가능성에 불안해하던 탈북자들은 사인(死因)이 자연사로 알려지자 안도의 숨을 내쉬기도 했다.
탈북자들과 탈북자 단체 회원들은 황씨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며 통일운동을 위한 구심점이 사라진 점을 안타까워했다. 김영일 ‘성공적인 통일을 만드는 사람들’ 대표는 “오늘이 북한의 당 창건 65주년인데 하필이면 그런 날 돌아가셔서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며 “북한의 인권과 민주화를 위해 많은 일을 하신 분이고 아직도 할 일이 많은데 먼저 가셔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3일 전 만났을 때도 아주 건강하셨고 11일 다시 보자는 약속까지 했는데 (사망 소식을 들으니)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며 “스승과 아버지를 잃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북한민주화위원회 관계자도 “통일을 위해 탈북자들이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있는데 정신적 지주인 황씨가 세상을 떠나 더욱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 김윤태 사무총장은 “황씨의 망명은 북한 민주화의 불씨가 될 것”이라며 “통일이 이뤄져 본인의 소망처럼 유해라도 고향땅에 묻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터민 윤모(68·여)씨도 “탈북자 중에서 제일 큰 어른이었는데 통일도 못 보고 돌아가셔서 너무 속상하다”고 말했다.
평양상업학교 7회 졸업생인 황씨의 동문들도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 3년 후배인 김재순 전 국회의장(현 샘터 고문)은 “황씨가 그토록 바랐던 통일을 끝내 보지 못하고, 가족도 없이 외롭게 죽었다는 사실은 분단된 우리 역사의 큰 비극”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비서실장을 통해 소식을 접한 뒤 다른 동문들과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다”며 “모두 안타까운 마음에 슬퍼했다”고 말했다.
평양상업학교총동문회 오윤진 회장(14회 졸업)은 “사망 소식을 접하자마자 동문과 탈북자 사회의 많은 인사들이 ‘북한의 도발로 그렇게 되신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며 “자연사로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듣고 진정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황씨가) 북에서 자신을 따르던 사람이 모두 숙청당하고 가족도 모두 죽임을 당한 사실에 늘 죄책감에 시달렸다”며 “귀중한 스승이 돌아가셔서 목이 메인다”고 말했다.
한편 황씨와 함께 귀순한 김덕홍 전 북한 여광무역연합총회사 사장은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모처 안전 가옥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가’ ‘나’ ‘다’ 3단계로 나뉘는 경찰 경호 수준 가운데 최고 수준인 ‘가’급 경호를 받고 있다. 김씨는 1997년 4월 귀순한 뒤 황씨와 절친한 형 동생 사이로 지내왔다. 하지만 2002년 미국에서 북한 상황을 증언할 것을 희망했으나 황씨가 반대하면서 관계가 멀어졌다.
전웅빈 임세정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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