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한 아내 손잡고 느긋한 연휴, 해안절경 나들이… 서해5도로 떠나는 한가위 여행

Է:2010-09-1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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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한 아내 손잡고 느긋한 연휴, 해안절경 나들이… 서해5도로 떠나는 한가위 여행

연평해전과 대청해전에 이은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인천광역시 옹진군의 서북쪽 해역에 위치한

서해5도가 관광객 감소로 몸살을 앓고 있다.

북방한계선(NLL)을 사이에 두고

1년 365일 긴장감이 팽팽한 서해5도이지만

최근 남북관계 훈풍으로

관광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의에 젖은 주민도 돕고 안보의식도 고양할 겸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5도로

추석연휴 여행을 떠나는 건 어떨까.

◇백령도

심청전의 무대이자 생태계의 보고인 백령도는 분단의 아픔이 짙게 배인 섬이다. 북한 황해도 장연군에서 17㎞ 해상에 위치한 백령도는 인천에서 직선거리로 125㎞ 떨어져 있다. 하지만 그 섬에 가려면 무려 228km를 에두르는 뱃길을 달려야 한다. 직선거리에 북한 수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여덟 번째로 큰 섬인 백령도의 관문은 용기포 선착장. 까나리액젓의 짭조름한 냄새가 후각을 자극하는 선착장에 발을 디디면 천연기념물 제391호로 지정된 사곶해변이 보인다. 폭 200∼300m, 길이 3.8km인 사곶해변은 버스가 달려도 바퀴자국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단단한 규조토가 주성분인 천연비행장이다. 실제로 한국전쟁 때부터 1985년까지 공군 화물수송기가 사곶해변을 비행장으로 이용했고, 천안함 폭침 사건 때는 시누크 헬기가 이착륙을 했다고 한다.

백령도 최고의 해안절경은 서북쪽 끝의 두무진으로 가야 만날 수 있다. 두무진은 장산곶의 닭울음소리가 들릴 만큼 북녘 땅과 가까운 곳. 두무진 포구에서 해안산책로를 따라서 10여분쯤 걸으면 웅장한 해안절경이 발아래로 펼쳐진다.

명승 제8호로 지정된 두무진은 수억년 동안 비바람에 마모되고 파도에 깎여나간 선대암, 코끼리바위, 장군바위, 형제바위 등 기기묘묘한 바위와 4㎞ 길이의 깎아지른 해안절벽이 어우러져 ‘서해의 해금강’으로 불린다. 두무진(頭武津)은 ‘우뚝한 바위들의 형상이 투구를 쓴 장군들이 회의하는 모습 같다’고 해서 붙여진 지명.

따오기가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형상이라 고려 때 곡도(鵠島)로도 불린 백령도는 아이러니컬하게도 흰 날개의 따오기 대신 검은 날개의 쇠가마우지 서식처로 유명하다. 쇠가마우지는 수면을 스칠 듯 비행하다 바다 속 30∼40m까지 잠수해 물고기를 낚아채는 사냥의 명수로 이따금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물범과 함께 백령도를 대표한다.

백령도 두무진과 북한 장산곶 사이에는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하려고 공양미 300석에 몸을 판 심청이 바다에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가 있다. 백령도 남쪽의 앞 바다에는 인당수에 빠진 심청이 용궁에서 타고 온 연꽃이 조류에 떠내려가다 걸렸다는 연봉바위도 있다. 백령도 면소재지 근처의 산등성이에 위치한 심청각은 인당수와 연봉바위는 물론 남북의 함정과 중국 어선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포인트.

암석의 80%가 규암으로 이루어진 백령도는 ‘규암 박물관’으로도 불린다. 남포리의 콩돌해안(천연기념물 제392호)은 규암 덩어리가 1억5000만년 동안 파도에 깎여 콩알 크기의 자갈로 변했다. 길이 1㎞, 폭 20m의 콩돌해안에는 흰색 갈색 적갈색 청회색 등 형형색색의 콩돌이 보석처럼 흩어져 있다. 파도에 밀려왔다 밀려가는 콩돌의 속삭임은 천상의 화음이다.

이밖에도 백령도에는 용이 몸을 틀며 승천하는 모양의 용트림바위, 사자가 포효하는 형상의 사자바위, 지구속의 감람암이 용암이 분출할 때 함께 올라오면서 현무암에 둘러싸인 감람암 포획 현무암 분포지(천연기념물 제393호) 등이 눈길을 끈다.

백령도는 기독교 성지로도 유명하다. 조선시대 기독교 박해로 중국에서 육로를 통한 기독교 포교가 불가능해지자 선교사들이 바닷길을 이용하면서 자연스럽게 백령도가 기독교 선교의 거점이 된 것이다. 1896년에 세워진 중화동교회는 우리나라에 들어선 세 번째 장로교회다.

두무진과 중화동교회 중간쯤에 위치한 연화리해변 앞바다는 천안함이 폭침됐던 현장. 그날의 흔적은 차가운 바다 속으로 사라지고 없지만 해변에는 추모객들이 던진 국화송이가 파도에 밀려와 해변을 하얗게 수놓고 있다.

◇대청도·소청도

백령도행 여객선의 중간 기항지인 대청도와 소청도는 백령도와 연계해서 2박3일 일정으로 여행하기에 좋은 섬이다. 대청도의 해안선은 24.7㎞로 걷기여행이나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대청도 해변은 대부분 모래사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청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수욕장인 지두리해변을 비롯해 사탄동해변, 답동해변, 농여해변, 옥죽동해변 등이 모두 모래해변이다. 특히 농여해변과 답동해변 사이에 위치한 옥죽동해변에는 길이 2㎞, 폭 1㎞ 규모의 광활한 모래언덕이 사막을 방불케 한다.

지두리해변에서 야트막한 고개를 하나 넘으면 사탄동해변. 해수욕장으로 내려서기 직전의 고갯길에서 바라보면 해수욕장 주변의 지형이 마치 거대한 새 한 마리가 바다에 엎드려 있는 듯한 형상이다. 모래여울이라는 뜻의 사탄동 해변은 새의 오른쪽 날개 앞에 펼쳐져 있다.

대청도의 남쪽에 위치한 소청도는 대청도의 4분의 1 규모로 하얗게 분칠을 해놓은 듯한 분바위가 눈길을 끈다. 달빛을 받으면 하얀 띠를 두른 것 같다고 해서 ‘월띠’로도 불리는 분바위는 6억∼10억 년 전쯤 형성된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시아노박테리아를 비롯한 생물의 광합성을 발견할 수 있는 층 모양의 줄무늬가 있는 암석)다.

1908년에 세워진 소청도등대는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인 팔미도등대 다음으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황해도의 서남쪽 바다를 거쳐 중국 산둥반도와 발해만의 항구로 가는 선박들의 안전한 항해를 위해 세워졌다.

◇연평도·소연평도

연평도는 한때 ‘조기섬’으로 유명했다. 조기가 사라져 ‘꽃게섬’이 되었지만 연평도 역사에서 조기의 위상은 꽃게와 비교할 수도 없이 크다. 연평도 조기잡이는 조선 인조 때의 명장 임경업 장군이 처음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임경업 장군이 어살법으로 조기를 잡았다는 안목어장은 연평면사무소가 위치한 마을의 앞 바다. 연평도 일주여행에 나섰을 때 맨 먼저 지나는 곳이기도 하다. 당섬, 책섬, 작은지리 등 작은 섬들에 둘러싸인 어장은 호수처럼 얕고 잔잔하다.

안목어장의 북동쪽 바닷가에 우뚝한 언덕에는 망향전망대가 있다. 연평도에서 북한 땅이 가장 가깝게 보이는 곳으로 남과 북의 바다를 줄타기하듯 넘나들며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들도 쉽게 관찰된다. 관광전망대가 있는 언덕은 연평도 제일의 일몰 포인트. 이곳에서는 황해도 옹진반도와 강령반도가 호수 같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빤히 건네다 보인다. 관광전망대의 서쪽 바다는 연평해전의 역사현장으로 지금도 남과 북의 함정들이 보이지 않는 북방한계선을 사이에 두고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다.

소연평도는 해안선 길이가 4.7km로 손바닥만한 섬이지만 해안이 절경이라 관광객들의 발길이 간간이 이어진다. 섬의 동남쪽 해안에 위치한 얼굴바위는 사람의 옆얼굴과 똑같이 생긴 바위로 소연평도에 접근하는 여객선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옹진=글·사진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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