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커스-이상훈] 오자와 정치 막 내리나

Է:2010-09-1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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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이상훈] 오자와 정치 막 내리나

일본 민주당의 대표선거가 어제 실시되었다. 지난 한 달여는 일본정치를 연구하는 입장에서 대단히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왜 이 선거가 흥미로웠는가 하면 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민주당이 ‘자민당형의 오래된 정치’로 회귀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일본정치를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인가가 결정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자와 이치로는 ‘정치와 돈’ 문제로 국민의 비판을 받아 간사장을 사임한 지 3개월 만에 출마했다. 보통의 정치가라면 생각하기 힘든 일이다. 비판을 받으면서도 그의 정치력이 높은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 그는 이번 선거에서 ‘정치생명의 총결산’을 하고 싶다면서 마지막으로 국가에 봉사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20세기형 낡은 정치 부정

두 후보의 정권구상을 보면 중의원선거 공약의 수정, 소비세 증세, 미군 후텐마기지의 이전문제 등을 둘러싸고 주장의 차이가 보였다. 또한 간 나오토 총리는 ‘깨끗하고 열린 민주당’의 지향을 표명하면서 오자와 전 간사장의 ‘정치와 돈’ 문제나 ‘강권적’ 당 운영을 비판하여 당원·서포터의 지지확대를 꾀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에 반해 오자와는 정치가 스스로의 책임으로 정책이나 예산을 결정할 수 있는 체제를 확립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정치주도체제의 확립 필요성을 강조, 간 총리의 지도력 부족을 비판하고 자신의 강한 리더십만이 일본을 재생시킬 수 있다고 호소했다.

민주당의 대표선거는 국회의원 표( 1표당 2포인트), 지방의원 표(총 100포인트), 당원·서포터 표(총 300포인트)의 합계로 경쟁한다. 선거 직전까지 여론조사에서 전체 3분의 1 비중을 차지하는 지방의원과 당원·서포터 표에서 간 총리가 우세했다. 결과는 예상대로 지방의원 표에서 간이 60포인트, 오자와가 40포인트, 당원·서포터 표에서 간이 249포인트, 오자와가 51포인트를 획득하였으며, 국회의원 표에서도 간이 412포인트, 오자와가 400포인트를 획득, 합계 간 721포인트, 오자와 491포인트로 간 총리가 승리했다. ‘과거’로의 회귀보다 미래에 대한 기대를 선택한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간 총리가 재선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높은 여론의 지지를 빼놓을 수 없다. 그것은 간 총리에 대한 적극적 지지라기보다는 이번 대표선거에서 오자와가 승리한다면 민주당정권 수립 후 3번째 총리가 탄생한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에 따른 소극적 지지가 기저에 흐르고 있었다고 할 수도 있다. 물론 간 총리가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오자와에 비해 유연성이 있다는 점, 정책이 미래지향적이었다는 점이 평가를 받았음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오자와의 ‘강력한 리더십’이 비판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일본이 직면하고 있는 정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오자와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았고, 그것이 국회의원 표에서 간 총리와 대등한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한다.

잦은 총리 교체에 거부감도

문제는 앞으로 일본의 정치가 어떠한 방향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달려 있다. 간 총리가 ‘탈오자와’ 노선을 견지하여 민주당 내에서 오자와의 영향력이 더욱 약화될 것인가? ‘20세기형 정치가’의 전형으로 불린 오자와의 정치적 생명이 막을 내리는가? 이번 대표선거에 나타난 민주당의 극심한 분열상황이 치유될 것인가, 아니면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것인가? 과연 간 총리가 모색하려는 야당과의 정책별 부분연합이 성공을 거둘 것인가, 실패하여 정국이 혼란, 단명 정권으로 끝날 것인가?

현시점에서의 예상은 극히 어렵고 추이를 주의 깊게 지켜 볼 수밖에 없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일본이 ‘숫자와 돈’의 힘에 의한 정치, 즉 ‘20세기형 정치’를 거부하고 ‘21세기형’의 새로운 열린 정치를 선택했으며, 이제 새로운 정치로의 출발점에 서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상훈 한국외대 교수 일본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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