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라노-연애조작단’… 연적의 사랑고백, 대신 하라고?

Է:2010-09-10 17:59
ϱ
ũ
영화 ‘시라노-연애조작단’… 연적의 사랑고백, 대신 하라고?

연적의 사랑 고백을 대신 해줘야 한다면? 영화 ‘시라노-연애조작단’은 사랑의 감정과 연애 중 본질적인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가볍게’ 묻는다. 한바탕 진지하게 떠들고 난 뒤 ‘농담이야’ 라고 던지듯.

영화는 프랑스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이 실존인물을 모델로 쓴 운문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락’을 중요한 모티브로 삼고 있다. 연극 ‘시라노 드 베르주락’의 주인공 시라노가 아름다운 친척 여동생 록산느를 사랑하면서도 추남인 자신과 록산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말을 전하지 못한다는 내용. 록산느가 사랑하는 사람은 시라노의 부하인 크리스티앙이고, 시라노가 록산느의 사랑에서 맡은 역할은 크리스티앙의 연애편지를 대필해 주는 게 전부다.

영화 속 연애조작단은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고 끙끙대는 이들을 위해 연애 거는 비법을 전수해 주고 돈을 받는 집단이다. 어느날 이곳에 내성적인 펀드매니저 상용(최다니엘 분)이 찾아오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상용이 사랑하는 여인이 연애조작단 대표인 병훈(엄태웅 분)의 옛 여자친구였기 때문. 연애 걸 줄은 아는데 사랑할 줄은 모르는 남자와 죽도록 사랑하면서도 연애는 못하는 남자가, 같은 여자를 사랑하면서 벌어지는 갈등과 해프닝이 주된 줄거리.

연애조작단의 활약 속에서 모든 이들은 연기자가 된다. 작업 ‘타깃녀’인 희중(이민정 분) 역시 무대 위로 끌려나오지 않을 도리 없다. 연애조작단의 사무실을 소극장으로, 연애조작단 사람들을 극단원으로 설정한 감독의 선택은 그래서 지극히 자연스러우면서도 치밀한 것이다. 카메라가 이 ‘영화 속 연극’의 안팎을 오가는 가운데 진지함은 부담스럽지 않고 달콤함은 끈적이지 않으며, 유머는 넘치지 않는다. 여주인공 이민정의 산뜻한 아름다움 역시 영화에 매력을 더한다.

하지만 가장 눈길이 가는 인물이 주연을 맡은 엄태웅·이민정·최다니엘이 아니라 양념 역할에 불과한 송새벽이라는 사실은 영화의 미덕이면서도 아쉬운 점이 아닐 수 없다. 그의 활약 때문에 결코 나쁘지는 않은 세 배우가 희미하게 여겨질 정도. ‘방자전’과 ‘해결사’에서 멈출 수 없는 웃음을 주었던 송새벽은 ‘시라노…’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예의 전라도 억양과 어눌한 유머로 그에게 붙여진 ‘2010년 최고 신인’이라는 수식어가 과장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YMCA 야구단’, ‘광식이 동생 광태’ 등을 연출한 김현석 감독이 연출했다. 12세 관람가. 16일 개봉.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