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악당 두목”… 어른까지 사로잡은 3D 애니 ‘슈퍼배드’

Է:2010-09-0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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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악당 두목”… 어른까지 사로잡은 3D 애니 ‘슈퍼배드’

‘슈퍼굿’도 ‘슈퍼히어로’도 아닌 ‘슈퍼배드(Super Bad)’. 영웅적인 생김새도 없고 성격은 나빠 보이니 ‘히어로’가 아닌 건 맞는데, 그렇다고 날렵해 보이지도 않는 이 아저씨에게 도대체 ‘슈퍼’라는 타이틀은 왜 붙였을까. 유니버설픽처스의 이 신작 애니메이션은 가벼워 보이지만 의외로 어린이와 어른 모두를 끌어당기는 매력을 갖춘 흔치 않은 영화다. 미국에서는 개봉 7주 만에 수익 2억3000여만 달러를 기록했다.

◇감동과 재미, 두 마리 토끼 잡아=어느 날 이집트에서 피라미드가 사라진다. 누가 피라미드를 훔쳤는지에 대해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최고의 악당이 되고 싶은 ‘그루’는 피라미드 도둑을 능가할 요량으로 달을 훔칠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그루는 재력에서도 능력에서도 피라미드를 훔친 ‘벡터’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그루는 달을 훔치기에 앞서 벡터가 갖고 있는 ‘축소 광선’을 훔치려 마음먹고 고아원에서 세 명의 여자아이를 입양한다. 쿠키를 파는 이 아이들은 벡터의 집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3D 화면 속 악당들의 흥미진진한 대결 구도로 흐를 뻔하던 영화를 살려주는 것이 이 세 아이의 존재다. 고아원의 세 자매 마고와 에디트, 아그네스가 그루 집에 들어오면서 그루의 내면에 잠자고 있던 인간성을 깨워낸다는 줄거리다. 세 자매 이야기로 균형을 갖춘 영화는 재미와 감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낸다.

자칫 상투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었을 이야기가 잔잔하고 흐뭇한 여운을 남기는 것은 고아원에서 매일 밤 ‘좋은 부모님을 만나게 해 달라’며 기도하던 소녀들의 애잔함 때문일까.

◇귀여운 캐릭터들의 향연=어린이라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캐릭터들을 빼고 이 영화를 말할 수 없다. 주인공 그루와 어린 세 자매 마고·에디트·아그네스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제치고 가장 눈에 띄는 존재는 그루를 돕는 소악당 ‘미니언’들이다. 밝은 노란색의 조그마한 몸집, 귀여운 목소리, 하나하나가 웃음을 주는 행동거지까지.

축소 광선을 맞은 미니언이 스크린에 등장할 때 관객들의 반응은 폭소와 환호 그 자체다. 미니언들이 ‘슈렉’ 시리즈의 ‘장화 신은 고양이’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그 가능성만은 충분해 보인다. 제작진은 수십 개의 미니언 하나하나에 모두 성격을 부여했다.

하지만 ‘슈퍼배드’가 걸작의 반열에까지 오를 것 같지는 않다. 축소 광선에 쏘인 달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는 참신한 아이디어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토이스토리’ 시리즈나 ‘슈렉 1’이 보여준 통쾌한 세계관의 전복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어른보다는 어린이 관객에 더 초점을 맞춘 작품이라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명절을 앞두고 대거 개봉하는 영화들 틈에서 생생한 3D와 흡인력 있는 이야기로 무장한 ‘슈퍼배드’가 훌륭한 선택임은 분명하다. ‘토이스토리’ 시리즈를 만든 픽사, ‘드래곤 길들이기’를 제작한 드림웍스에 이은 새로운 애니메이션 명가가 탄생할지도 관심이다. 전체관람가. 16일 개봉.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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