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사라진 정동영, “화려한 날은 가고…” 정세균에 지역위원장 절반이상 뺏겨
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은 탄탄한 조직력을 무기로 2007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했다. 2년반이 지난 최근까지도 여전히 그에겐 ‘강한 조직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하지만 측근들은 손사래를 친다. 한 측근은 11일 “대선 이후 조직이 사실상 와해됐다”며 “이제 ‘조직의 정동영’이라는 말은 제발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 고문 측은 당권 예비주자 ‘빅3’ 중 조직력은 최약체라고 자평한다. 전체 245개 지역위원장 수로 보면 정세균 전 대표가 80명, 손학규 전 대표가 70명을 확보하고 있는 반면 정 고문은 30명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다. 손 전 대표와 정 전 대표가 각각 2004년 총선과 6·2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면서 ‘자기 사람’을 많이 만들었다는 게 정 고문 측 주장이다. 정 고문 측의 한 인사는 “대선 당시 가장 열정적으로 도왔던 영남 지역위원장들을 최근 만났는데, 이미 정 전 대표 측으로 기울어져 있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분석이 엄살만은 아니라는 게 당내외의 대체적인 견해다. 일각에선 10월 치러지는 전당대회가 ‘손학규의 바람과 정세균의 조직 싸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한다. 실제 조직력에서 열세인 정 고문 측은 대의원 투표로 결정하는 현행 당대표 선출방식을 전당원투표제로 바꾸자고 요구하고 있다.
정 고문 측은 조직력의 열세를 당원과 대의원에게 던지는 메시지로 만회하겠다는 구상이다.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담대한 진보’로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유권자의 기호 변화에 부응하고, 지난 대선 패배와 탈당 전력에 대해서는 반성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정 고문이 “참여정부가 좌회전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한다는 비판에 직면했을 때 문제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서지 못한 것도 현직 대통령과의 갈등이 두렵고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라고 반성문을 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화려한 명성’을 뒤로 한 정 고문은 과거와 달리 대의원들이 지역위원장의 성향보다는 자율의지로 투표하는 경향으로 바뀌고 있는 점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이와 관련, 정 고문 측은 최근 실시된 한 여론조사 결과에 고무돼 있다. ‘시사IN’이 지난 3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민주당 대의원 2067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 고문은 26.5%의 지지를 얻어 1위인 손 전 대표 28.1%에 근소한 차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장희 기자 h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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