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당일 진료·검사·수술까지 한번에… 종합병원 최근 앞다퉈 ‘원스톱 서비스’ 도입

여기서 피 뽑고, 저기서 엑스레이 찍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 진찰을 받고…. 예약까지 하고 아침 일찍 갔는데, 의사는 간단한 진찰 후 검사 처방을 내리며 빨라야 7∼10일 후 다시 그 결과를 보러 오라 한다. 그나마 수술을 안 해도 된다면 다행. 재진 시 수술 결정이 나면 또 다시 입원 신청을 하고, 기약 없이 대기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도권의 대형 종합병원에서 흔히 벌어지던 풍경이다. 환자들의 불만을 사던 이런 풍경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환자 유치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낡은 병동을 리모델링해 쾌적하게 바꾸는 병원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환자 감동 서비스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가장 관심을 끄는 변화는 ‘원스톱(One Stop) 서비스’. 예약 당일 진찰에서 검사와 판정, 그리고 수술까지 모두 끝내주는 의료 서비스로, 병원에 따라 ‘데이클리닉’ 또는 ‘외래 수술실’로 부르기도 한다.

가톨릭대 의대 여의도성모병원은 7월부터 진료와 검사, 최종 진단에 이르기까지 하루 만에 모두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질환별 원스톱 진료 서비스를 본격 제공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원스톱 서비스는 환자가 한 자리에서 한 번에 필요한 진료를 모두 받는 것을 말한다. 여의도성모병원이 이번에 제공하는 원스톱 서비스 질환은 갑상선 및 유방 결절과 당뇨합병증이다. 이들 질환자는 접수 후 내분비내과 전문의에 의한 문진에서부터 혈액검사, 초음파유도 세침검사, 핵의학(방사선) 영상검사, 결과 판정 및 면담에 이르기까지 약 4∼5시간 만에 진료를 마치고 귀가할 수 있다. 특히 갑상선 혹의 경우 조직검사 결과도 진료 당일 듣고 상담할 수 있다. 보통 빨라야 2∼7일 후 나오는 조직검사 결과를 당일 알려주기는 이 병원이 처음이다.

병원 측은 “진찰부터 최종 진단까지 1회 방문으로 해결하는 만큼 시간은 물론 의료비 감면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여의도성모병원 뿐이 아니다(별표 참조). 강남세브란스병원은 방문 당일 검사와 결과 판정을 위한 검사부서 확충과 주요 질환별 임상진료지침(CP)의 표준화를 통해 진료 대기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켰다. 예컨대 갑상선 암의 경우 담당 의사의 종일 진료를 통해 문진에서 검사 및 결과 판정까지 종전 최소 3∼7일 걸리던 것을 4∼5 시간으로 줄였다. 내시경 검사 및 수술이 주로 이뤄지는 소화기질환 분야도 이와 마찬가지. 내시경 검사를 통한 진단과 동시에 필요한 조직검사와 치료(용종제거)를 해준다.

건국대병원은 전 처치가 필요한 검사와 CT나 MRI 검사에 대한 예약제를 바탕으로 모든 진료 과에서 ‘진료-검사-(수술)―약 처방’이 같은 날 진행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또 ‘소화기암 특화 검진센터’를 운영하는 대항병원은 방문 당일 식도에서 항문까지 소화기질환에 대한 모든 진료, 검사와 치료 행위를 쉼 없이 시술한다. 이를 위해 소화기내과와 외과, 영상의학과 전문의간 협진 체제를 구축해 놓고 있다.

여성암전문병원을 특화한 이대목동병원도 환자 중심의 편리하고 신속한 원스톱 진료 시스템을 운영, 내원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진료 시간을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2시간을 연장한 데 이어 토요일도 평일처럼 전문의가 진료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가 하면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은 한 공간에서 암 환자를 중심으로 여러 진료과목 전문의들이 모여 협진을 하는 통합진료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진료 대기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환자들이 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 내 이곳저곳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은 병원 결제 시스템에 미리 환자 자신의 신용카드를 입력해 놓으면 진찰료 및 각종 검사료, 예약 진찰료 등이 진료 종료 후 한 번에 일괄 결제되도록 하는 원스톱 수납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중간 단계의 번거로움을 생략했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환자 불편사항 해소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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