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었지만 웃었다’… 국민들, 최선 다한 16강전에 감동

Է:2010-06-27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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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었지만 웃었다’… 국민들, 최선 다한 16강전에 감동

거리에서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시민들의 머리 위로 화면 속처럼 비가 내렸다. 90분 내내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던 시민들은 종료 휘슬이 울리자 얼굴을 감싸고 고개를 무릎에 파묻었다. 그라운드에 드러누운 선수들처럼 시민들도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며 좀체 자리를 뜨지 못했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2010년 6월 전국을 뜨겁게 달궜던 거리 축제는 4년 뒤를 기약하는 격려 박수와 함께 27일 새벽 끝났다.

궂은 날씨에도 전국에서 시민 91만7000여명이 거리로 나왔다. 한국이 경기를 치를 때마다 초등학생 아들과 서울 한강 반포지구에서 응원했다는 김도근(36)씨는 “우리가 이렇게 아쉬운데 선수들의 마음은 오죽하겠느냐, 그래도 박수를 쳐 줘야 한다”며 아쉬워하는 아들을 달랬다.

서울광장에서 응원하던 회사원 이주원(31)씨는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응원 함성이 들렸을 것”이라며 “비록 경기에서 졌지만 선수들이 정말 대견하다”고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신정숙(55·여)씨는 “심판이 불리한 판정을 내리고, 비가 장대같이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끝까지 열심히 하는 선수들의 얼굴을 보며 국민들은 충분히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축제를 끝낸 시민들은 감동을 안고 일상으로 돌아갈 채비를 시작했다. 서울 영동대로에서 응원했던 박소현(28·여)씨는 “월드컵 경기를 빼놓지 않고 보느라 회사에서 졸기도 했는데, 주말에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야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박지성 선수의 이름과 등번호가 새겨진 붉은색 축구 유니폼을 입고 서울 여의도공원에 나왔던 고등학생 이훈영(17)군은 “최선을 다한 선수들을 보니 가슴이 뭉클했다”며 “나도 당장 이번 기말고사부터 목표를 이뤄 보겠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패배의 안타까움에 쓰레기를 그대로 자리에 남겨두고 떠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응원 인파가 빠져나간 서울광장과 영동대로, 여의도공원 등은 광장이라기보다 쓰레기장이었다. 찢어진 우의, 술병과 종이컵, 막대풍선과 담배꽁초 등이 어지러이 널려 있었다. 서울 영동대로에서 쓰레기를 치우던 환경미화원 한모(59)씨는 “비 때문에 준비한 우의를 그냥 내팽개치고 들어간 시민들이 많아 쓰레기가 다른 경기 때보다 훨씬 많다”고 말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월드컵 거리응원은 이념과 세대를 초월한 국민 통합 현상의 좋은 예”라며 “시민의식도 한국 축구처럼 4년 뒤에는 한 단계 발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원 김수현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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