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의 반격… “특정은행 지칭 M&A 운운 너무 성급한 소리…”

Է:2010-06-17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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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명인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의 등장으로 하나금융지주의 우리금융그룹 인수 계획에 먹구름이 짙어졌다.



올해 3월 말 현재 총자산 191조8000억원으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최하위인 하나금융지주는 우리금융그룹(총자산 325조4000억원)을 인수, KB금융그룹(325조6000억원), 신한금융그룹(311조7000억원)을 단숨에 뛰어넘어 업계 수위로 도약한다는 계획이었다.

우리금융그룹 인수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자금 동원 능력도 주식맞교환 방식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분위기였다.

그러나 어 내정자가 우리금융그룹과의 합병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명하면서부터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그동안 구체적으로 우리금융그룹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인수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던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김 회장은 17일 서울 가리봉동 ‘지구촌 사랑나눔’을 발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M&A라는 것은 상대가 있는데 특정 은행을 지칭해서 무슨 M&A 대상이라고 운운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소리 아닐까…”라고 말했다. 김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어 내정자가 지난 15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장은 경영합리화 및 효율화에 주력하되 우리금융 매각이 진행될 경우 조건을 보고 인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을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또 어 내정자의 ‘메가뱅크론’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세계 50위권 은행이라도 망하는 경우가 많다”며 “M&A는 규모보다 핵심 역량을 키우고 시너지를 고려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KB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이 합치면 자산규모 651조원으로 세계 50위권 은행으로 부상한다. 이 경우 합병된 금융그룹의 시장점유율이 35%에 달해 과점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하나지주 측의 주장이다.

김 회장과 어 내정자는 각각 고려대 경영학과 61학번과 63학번 동문 선후배인 데다 이 대통령과의 두터운 친분으로 이른바 ‘MB맨’으로 분류돼, 이들 양 거두의 힘겨루기를 중재하는 것은 정부도 버거워하는 눈치다.

우리금융그룹 매각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정부는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 말 매각 공고를 낼 계획이나 매각 방식을 정하지 않고 입찰 희망자가 스스로 인수안을 제출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우리금융그룹이 단순한 매물로 전락하는 것을 두고 보지는 않을 태세다. 이 회장은 우리금융그룹을 우선 민영화한 뒤 다른 금융지주사에 흡수되는 것이 아닌 대등한 합병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이 회장은 고려대 법학과 63학번으로 2007년 대선당시 MB캠프의 경제특보를 지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 내정자와 김 회장, 이 회장 등 고려대·MB맨 3인방이 협의를 통해 빅딜을 이뤄낼 때까지 정부가 기다릴 수밖에 없는 형편일 것”이라고 말했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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