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방 없는' 한국 교회, 선교사들 쉴 곳이 없다

Է:2010-06-0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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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방 없는' 한국 교회, 선교사들 쉴 곳이 없다

[미션라이프] 중동지역에서 활동중이던 김성철(가명) 선교사는 최근 갑작스런 추방조치를 당했다. 어쩔 수 없이 가족만 남겨둔 채 홀로 귀국했다. 하지만 김 선교사가 소속된 선교단체 안식관엔 빈 방이 없었다. 후원교회가 운영하는 경기도 안양의 한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본부가 있는 서울에 가려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결국 한 달만에 서울 영등포로 거처를 옮겼다. 그는 이달 말 귀국하는 가족과 함께 머물 하우스형 안식관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김 선교사는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할 방을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며 “추방당한 것도 서러운데 쉴 곳이 없다는 건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해외에서 활동하다 한국에 들어온 선교사들이 머물 곳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안식년이나 일시 방문, 각종 선교대회 등으로 모국을 찾는 선교사는 한 해에 2000여명 수준. 그러나 이들이 쉴 곳은 매우 한정돼 있다. 파송 규모에 비해 안식관 수가 지나치게 모자라기 때문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만 하더라도 2000여명 파송 선교사에 안식관은 경기도 화성시 안식관과 서울 서초동 등 2곳으로 방 36개가 전부다. 예장 통합은 서울 상계동 아파트 2채, 길동 주택 8가구, 경기도 김포, 마석 각 1곳 등 12채를 보유하고 있다. 이마저 교단 출신 선교사만 이용이 가능하다. 선교단체들도 대부분 방이 찼다. OMF선교회(대표 김승호 선교사)는 8월까지 예약이 끝났다.

오는 8월 안산동산교회에서 열리는 대규모 청년대학생 선교집회 ‘선교한국’에는 200여명의 해외 선교사들이 방문한다. 준비위원회측은 이들 숙소를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문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행 담당 간사는 “올해 처음으로 동산교회와 협력해 홈스테이를 준비 중이며 근처 게스트하우스와 접촉하고 있다”며 “방이 모자랄 경우 한양대 안산캠퍼스 기숙사나 인근 교회 안식관도 고려중”이라고 말해 한국교회 선교사 안식관 부족 현상을 그대로 드러냈다.

선교사들이 한국에 머물기 위해서는 도착 전부터 집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방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 안식관을 구하지 못하면 부모나 친척집 등을 전전해야 하고 급할 경우 찜질방을 이용하는 경우도 생긴다. 최근엔 추방되는 선교사들도 많아지면서 거처 대비도 못한 채 귀국해 어려움을 당하기도 한다.

개교회 등이 보유한 안식관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단기체류용(한 달 이내)이 많아 장기간 머물러야 할 경우 이리저리 옮겨다녀야 한다. 또 개인이 소유한 게스트하우스 등도 있긴 하지만 정보공유가 안 돼 있어 찾기가 쉽지 않고 또 지방에 흩어져 있어 대도시를 선호하는 선교사들에겐 그림의 떡이 되기 십상이다.

한국WEC선교회 동원담당 유병국 선교사는 “대부분 가족과 함께 방문하는 선교사들에겐 주택형 안식관이 더 많이 필요한 실정”이라며 “선교사들은 교통과 문화 등이 편리한 도시를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선교사들이 도시를 원하는 이유는 사람이 북적대는 도시 속에서 활기를 찾고 싶은 심리 때문이다. 한국보다 열악한 환경과 오지 속에서 활동하던 선교사들은 한국에서라도 활기찬 도시생활을 맛보고 싶은 것이다. 도시에는 또 많은 선교사들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선교사간 국가 정보와 소식을 속속들이 알 수도 있다. 안식관이 안식과 재충전을 넘어 정보교류와 신앙훈련을 쌓을 수 있는 전략적 공간이기도 한 이유다.

많은 선교사들은 국내 ‘안식’이 어려우면 미국행을 택한다. 미국은 가족들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집을 구하기가 편하기 때문이다. 월세형 주택에 많은 방, 편리한 생활, 안정된 물가 등이 그리운 고국을 떠나게 만든다.

선교사 숙소 정보 제공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TMSI(Total Missionary Service International, tmsi.org)가 집계한 정보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유무료 선교사 안식관은 모두 55곳에 이른다. 서울 25, 경기 8, 부산 4, 강원·제주 3, 인천·충남 2, 대전·충북·울산·대구·경북·광주·전남·전북 등 1곳씩 분포돼있다.

이런 가운데 교단과 단체들은 안식관 마련에 본격 착수했다. 인천수정교회 선교센터에서 안식관을 사용하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는 내년까지 서울 시내에 접근성이 용이한 곳에 다가구주택 구입을 위해 힘쓰고 있다.

GP선교회(대표 김병삼 선교사)도 안식년을 맞아 본국에 들어오는 선교사들을 위해 선교종합관을 건축하기로 하고 지난 2월 후원자의 밤을 열어 기금마련에 나섰다. 선교종합관은 선교회 사무실과 선교 도서관, 선교사 숙소를 겸한 용도로 사용될 예정이다. 2012년까지 10억원을 모금해 부지를 마련하고 2013년부터 건축에 들어갈 계획이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 한정국 사무총장은 “세계 2위 선교사 파송 국가의 위상에 비해 재충전과 정보교환 등을 위한 선교사 안식관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교회가 연합해 대도시 속에 다양한 공간의 안식관을 확보할 수 있다면 선교의 질적인 측면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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