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대학생 3인이 본 선거]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휴학생… 공약알리기 뒷전, 율동할 여성 뽑기에 더 열심
“20대의 메신저로서 선거 최전선에서 뛰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연세대 4학년 A씨(24). 그는 지난 3월 초 휴학하고 자원봉사자로 B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젊은이들과 정치인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싶어서였다. 그는 캠프에서 20, 30대 유권자를 공략하는 부서의 책임을 맡았다.
A씨는 100여일간 영상물 제작부터 인력 동원, 길거리 밴드 섭외, 유니폼 선택까지 여러 가지 홍보 전략을 준비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20일부터는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지지를 호소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냈다.
하지만 지방선거 하루 전인 1일 그는 “뿌듯함보다 아쉬움이 더 크다”고 고백했다.
A씨는 “정책 홍보는 뒷전으로 밀려난 채 인기몰이에만 치중한 선거운동이 허탈했다”고 말했다. 정책대결 없는 정치 현실에서 선거운동의 한계를 느꼈다는 것이다.
“후보자들이 시민 가슴에 와 닿을 만한 정책이나 메시지를 부각시키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어요. 어떻게 하면 자신의 공약을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없었습니다. 얼굴을 알리는 게 최고의 목표였죠. 거리에 나와 고개 숙이고 악수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게 선거운동의 전부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유권자들의 무관심도 그를 맥빠지게 했다.
“후보자들이 입에 발린 말만 되풀이하는 선거운동에 분노하고 따지는 유권자를 한 명도 보지 못했습니다. 시민들 스스로가 어떤
후보자가 나오든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유권자들의 무관심은 다시 선거운동에 영향을 주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A씨는 “홍보전략 회의를 하던 중 40대 참모가 ‘율동하는 사람은 무조건 예쁜 애들을 쓰자’고 제안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여성 활동가들이 크게 반발했죠. 그러자 그는 ‘어차피 대중들은 (선거에) 관심 없다’며 ‘이슈도 안 될 거다. 이건(율동은) 대중의 이목을 끌 만한 쇼다’라고 달랬습니다.”
선거 캠프에 있는 참모들마저 시민들이 선거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지레 평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선거 전략이 정책보다 후보 얼굴 알리기나 이미지 싸움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유권자들의 무관심과 후보자들의 구태의연한 선거운동 방식이 이번 선거를 그들만의 선거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전웅빈 김수현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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